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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페라극장,내년 貸館신청 23건뿐 공연일정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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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첨단기재.시설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예술의전당 서울오페라극장이 내년도에는「開店休業」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예술의전당은 전체 공연장및 전시장에 대한 내년도 대관심의를 끝내고 대관일정을 확정했다.
94년도는 서울오페라극장이 공연장으로서의 위상을 본격적으로 자리잡아가는 원년격이 되는 해.그러나 정작 내년도 공연일정에 빈자리가 많아 관계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내년도 서울오페라극장에 대한 대관신청이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드물 기 때문이다. 자체 공연단을 가지고 있지 못한 예술의전당측으로서는 그 운영을 외부공연단체에 대한 대관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서울오페라극장의 3개 공연장을모두 합쳐 대관 신청이 23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 러났다.
2천3백46석의 객석규모를 갖춘 오페라 전용무대인 오페라극장은 13건,7백11석 규모로 오키스트라피트를 갖춘 무용.뮤지컬공연장인 토월극장은 9건에 지나지 않았다.심지어 가변형객석으로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애고 중앙무대를 평면과 돌출이 가능하도록 시설하는 등 가장 실험적인 무대로 큰 기대를 모았던 2백25~6백12석 규모의 자유소극장은 단 1건의 대관신청에 그쳐 관계자들을 실망속에 빠뜨렸다.
예술의전당 자체 기획공연도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편.서울오페라극장 주무대인 오페라극장의 경우 현재 내년 4월20~25일 바스티유오페라단 내한공연만이 확정돼 있을뿐이다.예술의전당측은 내년 11월이나 12월 예정으로 세계적인발레단 1개단체의 공연을 추진중인데 그 이상의 해외공연단체 초청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형무대인 토월극장은 내년 9월 국내 대표적인 현대무용가들의무대로 꾸며지는「오늘의 한국 춤꾼」(14회공연)과 11월 극단지명도 대신 작품 본위로 꾸며지는 연극「신작무대」(24회 공연)가 예정돼 있다.
실험무대인 자유소극장에서는 내년 2월 예술의전당과 자매결연한시드니오페라와 교환프로그램 일환으로 호주 램극단이 내한,어린이를 위한 공연을 갖는다.이어 4월에는 국내 현존 희곡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오늘의 작가 시리즈」가 무대에 오르며,9월에는뮤직퍼포먼스가 3회 공연된다.또 10월에는 창작극을 발굴하는 의미에서「신작 시리즈」를 마련,50회 공연을 할 계획이다.
예술의전당측은 서울오페라극장의 기획프로그램을 위해 23억원의예산을 신청해두고 있으나 예산 확정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경우그나마 기획공연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체로 대관공연물들이 5~6일간 무대에 오르게 되고 이들의 리허설 기간이 1~2일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시즌 중에도 시설이 잠자는 날이 태반이리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대관과 기획공연을 몽땅 합쳐도 내년도 서울오페라극장이 가동되는 날은 줄잡아 1백 10일정도.
따라서 현재로서는 내년도에 가서 공연장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공연단체들이 긴급히 대관신청을 해올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형편이다.
예술의전당측은 영세한 오페라단체등에 대해 공동주최 형식으로 장소를 무료로 빌려주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제작 오페라도 한편에 3억~5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오페라극장의 활발한 활용은 기대하 기 어렵다고관계자들은 실토하고 있다.
총공사비 6백94억원을 투입,4개 회전무대등 특장설비만도 2백37억원이 든 첨단설비의 서울오페라극장이 제대로 자리잡아가기위해서는 오키스트라단등 자체공연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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