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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화제>이창호 6단,국기전 2국서 서봉수9단에 불계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24연승을 거두며 98일간 이어지던 李昌鎬6단의 무패행진이 10월30일 끝났다.해결사 徐奉洙9단이 제동을 걸었다.徐9단은자신의 유일한 국내 타이틀인 「國棋」에 도전해온 李6단을 제2국에서 완벽하게 제압하여 전관왕의 야망으로 무차 별진군을 계속하는 李昌鎬에 맞설 유일한 희망으로 떠올랐다.
5번기인 國棋戰은 이제 겨우 1승1패.
그러나 徐9단은 제2국에서 매우 인상적인 名局으로 불과 1백38수만에 불계승하여 李昌鎬를 저지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李6단은 7월24일 이후 전 프로기전에서 연승했다.이기간중「박카스배」를 방어했고 曺薰鉉9단의 「國手」를 탈취했으며 올해급상승세를 보여온 劉昌赫6단이 「名人」에 도전해오자 이를 물리치고 10관왕에 올랐다.
7월중순 아시아TV선수권전에서 日本의 천적 요다(依田紀基)8단에게 꺾였을때만 해도 李昌鎬는 분명 「不調」인듯 했다.
『바둑의 생리로 볼때 나이어린 李昌鎬는 한계가 있다』는 소리가 또 들렸다.
그러나 李6단은 지난 석달간 더욱 강해진 실력으로 바둑4인방중 曺薰鉉.劉昌赫을 거듭 침몰시켰다.
승률면에서 연초부터 줄곧 1위였던 劉昌赫6단을 이때 따라잡았다(현재 69승12패).
李6단은 棋風면에서도 많은 변모를 보였다.
장기전 일변도에서 벗어나 초반급공,강수연발등 온갖 측면에서 무적의 힘을 과시했다.
신천지에 눈을 뜬 李昌鎬의 연승행진을 놓고 바둑계는「대화재」라고 불렀다.전관왕을 쟁취한 뒤에야 꺼질 불이라고 했다.
그런데 10월30일 徐9단은 白을 쥐고 李昌鎬에게 완승했다.
應昌期배 우승이후 22승17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여온 徐9단이이날은 다른 사람이 돼있었다.
徐9단은 90년 李昌鎬와 東洋증권배 결승을 둔 일이 있다.
그는 李6단의 절대우세설을 뒤집고 3대1로 승리,바둑계를 놀래줬다. 승부세계는 한사람의 독주가 쉽지않다.누군가 나타나 일을 저지르곤 한다.
지금은 曺薰鉉.劉昌赫이 가라앉은 상태이므로 사람들은 徐奉洙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朴治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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