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소말리아 난민돕기 굶기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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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굶주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요.지구 저편소말리아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하루에 4만명의 생명이 숨져간다는데….』 30일 오후6시「친구를 위해,친구와 함께」라는 주제를 내건「훼민24」캠프가 열린 서울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캠프에 참석한 2백여명의 청소년들은 행사장에 전시돼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굶주려 죽은 엄마 젖을 물고 있는 갓난 아이,구호물자를 애타게 기다리며 장사진을 이룬 난민들의 행렬,퀭한 두눈에 앙상한 뼈마디가 선명히 드러나는 같은 또래 소년의 모습.
한 어린이는 친구들과 진지한 표정으로 토론한 끝에『전쟁무기를만드는데 드는 돈으로 불쌍한 이웃들의 식량을 마련해야 한다』는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의 이색「굶기」캠프는 한국선명회가 소말리아.이디오피아등 아프리카4개국 난민의 구호자금을 모으고 풍요속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웃의 아픔을 느낄수 있는 기회를주기위해 마련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24시간동안 물과 우유등 음료수를 제외한 일체의 음식을 먹지않고 아프리카 난민들의 실정을 담은 비디오관람.토론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배고픔의 고통을「분담」하고 있다.
이들은 또 31일에는 탤런트 金惠子씨등 소말리아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펴고 돌아온 자원봉사자들과 대화를 통해 현지의 실정을간접체험하게 된다.
『툭하면 부모님께 외식을 시켜달라,다른 친구들이 입고 다니는값비싼 옷을 사달라고 졸라대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져요.이제 세상에는 나보다 어려운 처지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캠프에 참가하게 됐다는 姜晳遠군(16.서울중동중3)의 제법 어른스런 참석소감이다.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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