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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을살리자>4.자광벼-안동권씨 知事公派 집안서 재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경기도김포군 安東 權氏 知事公派 집안에 의해 7代째 대물림으로 재배되고 있는 자광벼는 김포군의 대표적 토종벼.
『장손에게 家寶처럼 자광벼 종자주머니를 대물림해 왔다』고 밝힌 10代종손 權承顔씨(47.김포군하성면석탄2리)는『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종자기 때문에 가문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재배를 계속해 왔다』며 그 역사를 얘기하고 있다.
權씨는『그러나 얼마전부터는 일부 분가하는 형제들에게도 종자를나눠 줘 요즘은 10여가구가 함께 재배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벼잎이 자색을 띠는데다 밥까지도 붉은 빛을 머금고 있다해서자광으로 이름 붙여진 이 쌀은 씹을수록 단맛이 더 나는데다 윤기.찰기가 뛰어나 자채벼와 더불어 진상미중 하나였었다.
『50년대에도 몇햇동안 李承晩대통령에게 자광벼를 보냈고,李대통령은 고마움의 표시로 명주저고리를 보내주시기도 했지요.』 문헌과 구전을 종합해 보면「紫光」「自光」「著光」「밀따리」등으로 불린 자광벼에 대한 내력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衿陽雜錄』(1492년 발간)과『山林經濟』(1682년),『攷事新書』(1771년)등에 이미 자광벼가 등장하고 있는 점으 로 미뤄 그 역사는 아주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확이 일반벼에 비해 50~60%밖에 되지않고 추수뒤땅심을 높이기 위해 퇴비를 사용해야 하는등 재배과정이 까다로운탓에 일반 농민들이 재배를 기피,70년대쯤 멸종된 것으로 학계에서는 파악하고 있었다.
『朝鮮稻品種一覽』(1913년 발간)에는 자광벼가 경기도통진.
부평.교동군을 비롯해 충남과 전남의 일부 지역에서 재배됐던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이미 60년대 경기도통진군(現 김포군)을 제외하곤 명맥이 끊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安東 權氏 집안에서 수확된 자광벼는 주로 제삿상에 오르거나 손님접대용.선물용으로만 사용돼 오다 90년대들어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18㎏들이 한부대를 일반쌀보다 4배이상 비싼 10만원씩에 팔고 있다.
포기치기가 적은 자광벼는 병충해에 강한 특성을 지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키가 크고 대가 약해 약간의 바람에도 잘 쓰러지기 때문에 비료는 오히려 금물이다.
이같이 무공해성과 뛰어난 米質을 지닌 자광벼는 신품종을 개발하려는 농업관계자들은 물론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려는 벼재배농들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金浦=李哲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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