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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알자암을쫓자>27.스트레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국인 4명중 1명은 현재의 평균수명인 70세까지 산다고 할때 암으로 사망하게된다.그렇다면 암에 걸리는 1명과 나머지 3명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부모로부터 직접 유전되는 암은 극히 드물다.전체 대장암중 1%정도를 차지하는 유 전성 대장암이나 소아의 눈에 발생하는 망막아세포종등 희귀한 종류의 암만이유전될 따름이다.
결국 암은 오랜 세월에 걸쳐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올바른 섭생,즉 라이프스타일의 차이가 궁극적으로1명의 암환자가 되느냐,아니면 건강한 3명에 속하느냐를 결정짓는다는 것.
물론 암에 취약한 체질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다.평생 담배 한모금 안피우고도 폐암에 걸리는 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일수록 더욱 조심해야함이 당연한 것으로 이는물에 빠진 사람이 오히려 던져진 줄이 나쁘다고 불평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세균등이 침범해 생기는 일반질환의 경우 원인이 되는 세균을 없애면 치료가 되는 것과는 달리 암은 일단 생기면 아무리 담배를 끊고 엄격한 식생활을 하더라도 소용이 없으므로 암에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암 을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섭생은 무엇일까.
많은 암학자들은 현대사회에서 갈수록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를 암발생의 주범으로 꼽고 있다.아직 스트레스가 암을 일으킨다는 어떠한 직접적 증거도 발견된 바는 없다.그러나 비록 과학적으로확증은 되지 않았더라도 심증만은 충분하다는 것으 로 스트레스를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발암환경을 벗어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大의대 安允玉교수(예방의학)는『과도한 흡연,과음,나쁜 식습관등 암유발인자 노출정도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집단일수록 훨씬 높다』며 암을 일으키는 스트레스의 간접적 역할을 암시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인체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 역시 만만치 않다.
인간의 뇌속에 호두만한 크기로 자리잡고 있는 視床下部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동적으로 호흡.맥박.혈압.소화작용등을 알아서 생존에 적합하도록 조절해준다.즉 인체자율신경계와 호르몬들을 관장하는 최고사령부인 셈이다.
시상하부엔 개체마다 일정하게 세팅된 틀이 있어 시간에 따라 규칙적으로 호르몬분비와 자율신경의 흥분. 억제를 조절한다.문제는 과도한 스트레스의 반복이 이러한 리듬을 깨뜨린다는 것.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시상하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콩팥위에 위치한 副腎에 스트레스대처 호르몬을 분비케 명령한다.이 호르몬은 코티솔과 아드레날린이며 평상시보다 20배나 많이 분비되어 외부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게 신체 각 부위 를 자극해 흥분시키는 역할을 한다.
혈압과 맥박수.호흡수를 올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근육에 많은 혈액을 공급하는 반면 다른 내장으로의 혈액공급은 줄이며 위장관운동을 멈추게하고 소화액분비를 줄여 음식물을 소화시키는등 다른 한가한 작업은 모두 억제한다.
이때 똑같이 한가한 작업으로 함께 분류돼 억울하게 억제되는 것이 바로 암발생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체계라는 것이다.인체면역의 중요역할을 담당하는 T림프구중에서도 킬러세포란 것이 있다.이는 가장 거칠고 격렬한 면역반응을 일으 키는 것으로신체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세균같은 외부침입자는 물론 우리 몸에서도 노화되거나 암세포로 변형된 세포를 찾아내 죽이는 야전군의역할을 맡고 있다.그런데 스트레스에 시달리게되면 시상하부가 우리 몸이 항상 비상사태인 것으로 착 각하게되고 코티솔등을 과잉분비하게되며 이때문에 킬러세포의 수는 물론 기능도 약화돼 암발생감시체계가 허물어진다.
***해소 생활화 중요 이를 근거로 일본의 한 암연구센터는 킬러세포의 기능활성과 스트레스와의 관계를 규명해 발표하기도 했다. 〈표참조〉 가톨릭의대 李哲교수(정신과)는 최근 정신신체학회 심포지엄에서 『순종.고독형이 암에 잘 걸린다』고 발표했으며美캘리포니아大 그리어교수(심리학과)역시 『화안내고 남을 즐겁게해주려고 애쓰는 사람에게 암발생이 더 많다』고 주장한 바 있 다.즉 스트레스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암을 극복하는 생활방식이란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방식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따라서 자신이 가장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는 행동을 찾아 일부러 시간을 내 생활화하는,그래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 무엇인가 애쓰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만이 올바른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현대 심리학은 충고한다. 〈洪慧杰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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