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장비 없어 10여명 어렵게 구조됐지만 안타깝게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蝟島=특별취재반]서해페리호 침몰사고후 구조돼 위도로 옮겨졌던 생존자 10여명이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사실이 밝혀졌다. 위도주민들에 따르면 사고당일 침몰선박에서 구조돼 인근 파장금항에 후송된 승객들중 30여명은 주민들의 응급조치로 생명을구했으나 구조당시 맥박이 뛰고 숨도 쉬고 있었던 나머지 10여명은 응급조치를 받지못해 끝내 숨졌다는 것이다.
李貞美씨(여.32.위도면파장금리)는『오전11시쯤 주민들에 의해 구조된 키 1m70㎝가량의 40대 남자 두명이 처음엔 맥박이 뛰고 손발을 움직여 자신과 위도보건지소장 柳縣씨(28)가 마사지.인공호흡을 시도했으나 산소호흡기등 응급의료장 비가 없어더이상 손을 쓰지 못하고 숨졌다』고 말했다.
葛淑女씨(여.40.파장금 동굴식당 주인)도『오전11시쯤 주민등에 구조된 낚시꾼 10여명이 집에서 응급처치를 받던중 건강한체격의 30대후반 남자 한명이 입술을 떨며 신음까지 했지만 40여분만인 11시50분쯤 숨졌다』고 했다.
주민들은 의사와 의료장비가 없어 살릴 수 없었던 사람은 적어도 10여명은 될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숙집에 있다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었다』는 보건지소장 柳씨는『구조승객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인공호흡을 실시하는등 안간힘을 썼지만 응급구호장비가 없어 손을 쓸수 없었다』며『최소한 산소호흡기만 있었더라도 몇명의 목숨은 더 구할 수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위도면에는 파장금항에서 4㎞남짓 남쪽에 위치한 진리에 의사 두명이 상주하는 보건지소가 있으나 사고당시 한명은 전주에가 있었고 지소장 柳씨 혼자 근무중이었으며 의료장비로는 청진기.펜라이트.혈압계.소화제.감기약등이 고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