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투자 '솔깃'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독산동에 사는 K모씨(70). 지난 6월 부동산 하나를 처분해서 여윳돈 3억원 상당을 가지게 됐다. 그는 호황이라는 주식에 투자하자니 자신이 없고, 빠져 나온 부동산 시장에 다시 들어가기는 더욱 싫었다. 주식은 너무 오른 것 같았고, 부동산은 각종 규제로 전망이 흐려 보였다. 고민 끝에 한 지인의 소개로 ‘금’에 투자하기로 했다.

K씨는 IBK기업은행의 금 실물 상품인 ‘Win Class 골드 뱅킹(Gold-Bar)’를 소개받았다. 주식,예금,부동산이 아니라 대표적 실물자산인 금에 투자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IBK기업은행에서 금 10㎏을 2억2447만원 상당에 구입(지난 달 5일)했다. 구입가는 당시 국제 금 시세(1온스당 656달러)에 부가세 등을 포함해서 결정됐다.

한달이 지난 이달 6일 판매가를 알아보니 2억3121만원 상당이었다. 1개월 투자 수익이 약 674만원으로 한달 수익률은 3%(연 환산수익률 36%)로 나타났다. 판단하긴 이르지만 K씨는 일단 ‘금 투자를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식 대폭락 때도 금 값은 올라
금은 BC 3000년경 이집트에서 처음 발견됐다. 16세기 영국에서는 금 1㎏으로 1년간 생활이 가능했다고 한다. 약 500년이 지난 지금도 1㎏으로 1년간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금은 안정성을 자랑하는 자산으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1929년 대공황이나 1987년 주식대폭락 때도 금 가격만큼은 상승했었다. 수세기에 걸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봐도 자산 보전이란 측면에서 금 보유만큼 효율적인 수단은 잘 없다. 또 금은 화폐성 자산은 아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주요한 예비자산인데다 가치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어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널리 인정받아 왔다.

2000년 이후 미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서의 명성을 잃어간 데 비해 금값은 상대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여 왔다. 다른 자산에 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고유한 가치를 가진데다 국가신용도의 영향도 별로 받지 않아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국내 금 가격은 원-달러 환율(KRW/USD) 변동에 영향을 받으며, 환율 변동에 따라 이익이나 손해를 볼 수가 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해 크게 올랐다가 최근에는 온스당 650~670달러선에서 주춤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골드뱅킹…24K 순금 3종 판매
‘골드뱅킹’이란 은행이 창구를 통해 금 실물을 매매하거나 금 적립계좌 등을 통해 관련 상품을 파는 업무를 통칭한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골드뱅킹 중 Gold-Bar 판매 업무를 1년전인 지난 해 8월 14일 시작했다.

Gold-Bar란 금괴(금화,금지금)중에서도 막대 모양을 한 금덩어리를 말한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순도 99.99%(24K)의 Gold-Bar를 팔고 있다. 종류는 100g, 500g, 1㎏ 세가지. 판매가격은 국제시세에 따라 매일 달라진다.

IBK기업은행 상품개발팀 황우용 과장은 “현재 금은 실물로만 팔고 있다. 향후 적금이나 목돈투자가 가능한 금 적립계좌 거래나 금 매입증서 발행, 실물 은행보관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은행에서 금을 산 투자자는 자기집 금고나 은행 대여금고 등에 보관해야 한다. 또 금 거래의 특수성 때문에 아직은 판매은행에서 재매입하지 않으므로 다시 처분하고 싶을 땐 금거래상 등을 통해 직접 팔아야 한다.

현재 IBK기업은행은 전 영업점을 통해 Gold-Bar를 판매하고 있다. 별도 통장 개설이 필요없으며, 실명확인 절차만 거치면 구입이 가능하다. 이 은행 허재영 과장은 “안정적인 실물투자를 바라는 사람들을 통해 ‘억’ 단위의 금 매매도 꽤 이뤄지고 있다”면서 “금은 유용한 재테크 투자수단이면서 배우자나 자녀 등의 기념일 선물로도 좋은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프리미엄 성태원 기자 seongtw@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문의= IBK기업은행 개인금융부(1588-2588 / ibk.co.kr)

'금'과 관련된 단위에 대해
(1)트로이 온스(Troy ounce) : 1트로이 온스는 31.1035g. LBMA(런던금시장협회)나 미국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통상의 금 매매 단위다. 최근 시세는 온스당 665달러선.

(2)㎏, g : 국내 및 국제 금 현물 시장의 거래 단위(1돈 = 3.75 g).
최근 시세(부가세 및 은행마진 별도)는 1g≒19,669원, 1㎏≒19,669,000원.

(3)캐럿(KARAT=K) : 1캐럿은 순도가 1/24이라는 의미다. 24K=금 함유량 99.99%,18K=금 함유량 75%,14K= 금 함유량 58.5%.

은행에서 금 판매가격은 어떻게 정하나 ?
국제시세의 변동에 따라 매일 판매가격을 산정한다. (판매가격=기준가격+은행마진+부가가치세) 예를 들어 최근 ‘금 1g의 기준가격’을 산정해 보자.

해당일 금 1온스 국제시세는 665달러,환율은 달러당 920원이라 하자. 이 경우 산식(算式)은 665(온스당 달러가격)×920(달러당 원)÷31.1035(온스당 g)=19,669.81원(g당 가격,은행마진 및 부가세 포함전)이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