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명물 노점상이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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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멕시코에는 50만명에 달하는 노점상들이 도시 곳곳을 차지하고있다.수도 멕시코시티의 舊시가지에는 온갖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어 관광명소가 되고 있기도 하다.이들이 거래하는 규모는 연간 3백50억달러(28조원)에 달한다.
이들 노점상들이 머지않아 없어질 전망이다.정부가 이들을 거리에서 「추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는 과거 노점상들의 활동을 장려하기까지 한 바 있다.노점상들은 기업가 집단과 함께 집권 제도혁명당(PRI)을 지지하는 주요한 세력이기 때문이다.노점상들은 半합법적인 조합에가입해 회비를 내고 조합은 경찰이나 PRI에 자 금을 지원하기도 하며 정치집회를 열 때마다 청중을 동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노점상들에 대한 불평이 자꾸 커지고 있어 정부는이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노점상들과 경쟁하는상점주인들 뿐아니라 일반시민들도 그들이 거리의 통행을 방해하며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비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가 세운 계획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건물을 건립하는 것.우선 시범적으로 5억5천만 新페소(약 1억8천만달러)를들여 멕시코시티에 1만명 정도의 노점상을 수용할 시장을 37곳에 짓기로 해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정부는 이 계획을 노점상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진행해왔다.이들을 수용하는 시장은 그들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장사할 수 있도록 길가에 건물을 세우고 좌판을 길쪽으로 차려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버 스 정류장이나지하철 역 근처에 자리잡아 놓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정부나 시민 뿐아니라 노점상들도 모두 고르게혜택을 볼수 있다는 것이 이 계획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우선 정식 상점주인들이나 거리를 통행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제거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는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게 되며 노점상들은 자신의 점포를 소유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은행융자등 공식경제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노점상들은 또 과거 하루10~50新페소에 달하는 조합비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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