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에 매달아 해체않고 인양/선체 어떻게 끌어올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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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9,700t급등 모두 6척·UDT대원등 79명 참여/바다밑 빠른 물살·선실내 진흙 무게로 어려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서해페리호를 손상시키지 말고 통째로 건져 올려라」.
대형참사가 일어난 전북 부안군 임수도앞 사고 해역에서는 11일부터 사고배의 인양을 위한 특급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해난사고로 침몰된 선체는 해상크레인을 이용,통째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수중분해 또는 폭파해 잔편형태로 건지기는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경우 침몰된 선체안에 시체가 그대로 있는데다 승선규모 및 사고원인 등을 밝혀줄 열쇠가 배 자체기이 때문에 기필코 통째로 인양하기로 한것.
이번 서해페리호 인양작전에는 주임무를 맡은 해운산업 연구원소속 9천7백t급 인양선 설악호(선장 이정규·44),해군 인양선(3천t급) 등 인양선 두척과 이 작전을 지휘할 전남함 구조함인 구미함,탐색정 고흥함,예인선 등의 각종 장비와 함께 해군해난구조대원(SSU) 48명,수중파괴대원(UDT) 31명 등 전문요원들이 동원된다.
작전총지휘자는 해군 작전사령부 해난구조대장 진교중중령.
인양팀은 우선 11일 특수요원들을 동원,정확한 위치와 함께 서해 페리호가 바다밑 14∼15m아래 뻘에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기운채 선체의 3분의 1가량이 묻혀있음을 파악했다.
이에따라 인양팀은 선체의 무게를 줄이기위해 배안에 있는 시체와 화문을 먼저 모두 꺼낸 뒤 선체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양선 설악호의 높이는 95m로 해서 70m에 침몰된 선체까지 인양이 가능하며 특수요원들이 일단 침몰지점으로 내려가 선체부근에 있는 뻘을 제거한 뒤 배밑으로 들어가 설악호의 크레인과 연결되는 다이록체인(Die Lock Chain) 4줄을 감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사고해역 바다밑의 조류가 최고시속 6∼7노트나 되고 1백10t급인 사고배안에 물이 찬데다 진흙까지 묻어있어 5백t 이상 나갈 것으로 보여 인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양팀은 이에따라 가급적 빠른 시간안에 작전을 강행할 예정이지만 조류의 속도가 시속 1노트 이하로 내려가는 만조때에 맞춰야하는 어려움을 안고있다.
설악호가 선체를 일단 건져올리면 구미함이 군산항으로 끌고가게되는데 지체부력으로 뜨게될 경우 작업이 훨씬 쉬울 것이란 것이 인양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번 인양작전은 구미함의 80년 마산앞바다 엔젤호구조,84년 다대포 간첩선인양,85년 목포근해 미 잠수함구조 등 그동안 이뤄졌던 인양작업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합동작전이다.<위도=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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