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광주 과학기술원 초대원장 서울대 하두봉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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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대 河斗鳳교수(62.분자생물학).작은눈,듬성 듬성한 앞 머리칼,약간 돌출한 듯한 턱이 현대그룹 鄭周永씨를 닮아 별명이「CY」라는 그가 7일 光州과학기술원 초대 원장에 임명됐다.
우선 이번 그의 임명은 과학기술계에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있다.애초 光州과기원장 자리는 후보자 공개모집이라는 이례적인 방식을 취한 까닭에 관계자들이 잔뜩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자천타천으로 응모한 8명의 후보 명단에 없던 인물이었다.
이런 河교수가 원장 0순위 후보로 떠오른 것은 추석연휴 직전원장 후보 심사를 맡은 과기원 설립위원회(위원장 趙完圭 前교육부장관)의 추천을 받으면서였다.급부상이었지만 선발주체가 선정한후보인 만큼 河교수의 원장 임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河원장은 임명 소감을 묻는 기자회견에서 『첫째도 연구,둘째도연구』라며 「연구」를 강조했다.이를 다소 비약하면 광주과기원은학제상 대학원이지만 교육기능을 염두에 두지 않는 순수 연구기관으로 봐달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었다.아울러 그 는 광주과기원을우리나라의 복합과학 메카로 만듦으로써 여타 대학이나 연구기관과차별화할 것이라고 했다.신소재나 생명과학 같은 연계학문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다부지게, 그러나 진지하게 말하는 그가 당장은 믿음직해 보였다.그러나 95년 개교를 예정해놓고 준비기간이 짧아 걱정이라는데서 앞길이 그저 순탄할 것만은 같지 않다.
河원장은 교수들에 대한 파격적 대우와 첨단 연구시설의 확보를얘기했지만 예산 확보나 기업의 재정지원책이 지금 딱 부러지게 나온 것도 없다.『다른 것은 말고 鄭周永씨 돈많은 것이나 닮았으면 좋겠다』는 河원장의 농담은 그래서 우스갯소 리로만 들리지않는다. 부인과 슬하에 2녀를 뒀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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