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1차 남북실무접촉 결과.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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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개월여만에 재개된 5일 南北 실무접촉은 특사교환을 위한 양측의 기본입장을 개진하는 선에서 2시간만에 끝났다.
양측은 이날 첫 접촉인만큼 합의점 도출보다는 그동안 전통문으로만 논의해온 쟁점들에 대해 상대방 의중을 타진하는 탐색전을 펼친 것이다.
북측은 이날 그동안 줄곧 주장해온 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체제 포기를 요구해옴으로써 앞으로의 협상은 다소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우리측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입장을 밝혔다는 태도를 보인데다,이는 실무접촉이 아닌 특사차원에서 해결될 문제라는 점을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즉,우리측은 핵전쟁연습이 없을뿐 아니라 팀스피리트 훈련문제는북측이 핵문제해결에 성의를 보일 경우 신축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공조체제도 韓半島 비핵화선언의 당사자및 유엔회원국으로서의당연한 의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함께 북측이 지난달 16일의 소위「간첩선 사건」사과와 화학무기소동 중지를 새롭게 요구한 것도 회담전망을 흐리게하고 있는 요소다.
다만 북측 朴英洙대표가『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체제문제가 특사교환의 전제조건은 아니고,실천적 대책』이라고 얼버무린 점은 음미해볼 대목이다.
이는 북측이 두 문제에 대해 신축적 태도를 보일수 있음을 비친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만큼 2차접촉을 지켜봐야 북측의 진정한 의도를 헤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측이 이날 제시한 특사의 임무.교환방법이 거의 일치하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할수있다.
먼저 특사의 임무와 관련,우리측은 핵문제 최우선 협의.해결및그밖의 주요현안을 다루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대해 북측은▲비핵화 이행▲남북기본합의서 대책협의▲전민족 대단결 도모문제▲남북정상회담및 그밖의 관심사를 다루자는 입장을개진했다.
즉 양측이 내놓은 특사의 임무는 따지고보면 공통분모인 것이다.다만 우리측의 先핵문제 해결 後기타 현안 논의 입장에 대해 북측은 포괄적.병렬적 입장을 보여 이문제는 앞으로 추후협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특사의 급에 대해서도 양 측은 모두 쌍방 최고당국자가 임명하는 임의의 급을 주장,의견일치를 보였다.또한 양측은 특사 교환방법및 시기와 관련해서도 모두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방문하는 윤번제방식과「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성사시킨다」는 입장이다.이같은 점에 비춰삐 앞으로의 실무접촉 순항여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체제 문제의 고리를어떻게 푸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美-北회담 機先 속셈 이와관련,북측은 이 두문제를 美-北韓 3단계 회담의 속도조절용 지렛대로 이용할 가능성이 큰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북측이 핵전쟁연습을 제기한 것은 팀스피리트 훈련중지는 가시적 성과를 얻고,한편으론 美-北韓회담에서 기선을 잡아보려는속셈이라는 풀이다.
정부는 이날 접촉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 입장이다.
정부는 그러나 북측이 계속 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체제를 들고나와 시간끌기 전략을 구사하면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있다. 정부관계자는『북측은 예상대로 두가지 문제를 들고나왔지만美-北韓 3단계 회담을 위해 결국은 태도변화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 핵문제등을 논의하기 위한 특사교환 성사여부는 오는15일의 2차 실무접촉에서 그 가닥이 드러날 것이라는게 대체적시각이다.
〈吳榮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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