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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안방극장 볼거리 다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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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방송3사가 내놓은 이번 추석특집프로는 인기연예인들이 출연해 벌이는 버라이어티 쇼와 고향을 소재로 한 특집극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KBS-1TV의『전군노래자랑』,MBC-TV의『천하 여장사 씨름대회』등 이색 기획프로가 부쩍 늘어난 점을 빼면 예년에 비해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
특집극의 소재나 쇼프로의 내용도 추석.고향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비슷비슷하게 제작돼 프로그램들간의 차별화가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추석특집 소재의 획일성은 평소보다 시청시간이 많은 추석연휴의 시청자들에게 식상감을 안겨 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MBC-TV가 방영하는『역사대기행!안또니오 꼬레아』는 소재의 독특함이나 작품의 수준으로 보아 넘쳐나는 추석특집들 사이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프로.
30일 아침 7시20분부터『역사대기행…』은 이탈리아의 알비마을 사람들이 우리 후손이라는 주장을 추적한 다큐멘터리.MBC가기획하고 다큐서울이 제작한 이 작품은 알비마을 출신 여대생 두명이 뿌리추적자가 되어 그들의 조상인 안토니오 꼬레아가 조선땅에서 이탈리아로 가기까지의 행적을 작년7월부터 추적해 만든 역작. 로마에서 남쪽으로 7백㎞ 떨어진 알비라는 작은 마을에는 꼬레아라는 희귀한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1백85명이나 되는데 그들은 유독 매운 음식을 즐겨먹고 태극문양의 기념패를 마을 광장에 세우고 자신들의 조상이 한국에서 왔다고 굳게 믿 고 있다. 1978년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는 루벤스의『한복입은 남자』라는 제목의 목탄스케치화가 사상 최고가인 4억원에 팔려나갔는데 이 그림의 주인공이 바로 알비마을의 선조 안또니오 꼬레아라는 주장들이 제기됐었다.
안또니오 꼬레아는 정유재란 당시 일본군에 끌려가 나가사키에 와 있던 유럽상인에게 팔려가 마카오.인도.아프리카등을 거쳐 8년만에 이탈리아에 도착한다.어린 소년이었던 안또니오 꼬레아는 20대의 청년이 되어 이탈리아로 들어갔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역사대기행…』은 이 안또니오가 알비마을 사람들의 선조가 아닌가라는 추정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프로를 연출한 정수웅 PD는 안또니오 꼬레아가 알비마을 사람들의 선조라는 결론을 맺을 수는 없었는데 그 이유는 알비마을 사람들의 유전자 감식결과 황색인종의 유전자가 나타나지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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