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욱칼럼>내일을 내다보는 분위기 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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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未來」를 강조한 대통령의 국회연설,民自黨의원들과의 비교적 솔직한 의견교환,實名制 보완조치.이런 일련의 의미있는 움직임과최근 권력 주변의 言動은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局面轉換이 시도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과거 파헤치기보 다는 미래설계에,司正 위주보다는 경제回生에 重點을 두는 전환은 이제 빠를수록 좋다.
물론 局面을 바꿔보려고 하면 兩面에서 비판이 있을 것이다.하나는 공연히 세상을 벌컥 뒤집어놓다가 결국 試行錯誤로 국력만 소모시키지 않았느냐는 다분히 守舊的 입장의 비판이다.또 하나는결국 守舊세력과의 타협으로 개혁이 좌절되는게 아 니냐는 급진적입장의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어느 정도의 말은 있게 마련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이 두가지 있다.기간과 强度의 적정성에는 異論이있었지만 지난 7개월의 개혁.사정활동이 사회분위기를 바꾸고 새정부의 도덕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과,지금 의 强度로 과거 파헤치기가 계속되면 오늘의 活力을 떨어뜨려 경제回生을 어렵게 하리란 우려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선택은 무엇이겠는가.政權의 도덕적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회와 경제의 活力을 북돋우는 일일 것이다.그렇게 하자면 방향과 局面의 어느정도의 전환은 불가피하다.개혁은 꾸준히 지속하되 지금의 司正위주에서 그동안 효율성을 저해해온 행태.제도.규제개선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司正도 그 重點을 過去事위주에서 새정부 출범 이후의 일로 옮겨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과거를 떨치고 일어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자」는 새로운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자면 改閣등 인사쇄신,화합조치,정치권 내의 言路소통과 함께 보다 과감한 행정규제 완화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金대통령도 공언했다시피 원론적으로 잦은 改閣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별 문제가 없으면 행정의 일관성과 소신있는 施政을 위해서도 장관을 자주 갈지 않는게 좋다.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평가되는 사람까지 싸안고 가야 한다는 얘기일 수 는 없다.이제밑천이 드러날 사람은 대개 드러난 것 같다.밖에서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내,심지어 閣內나 청와대비서실에서까지 일부 그런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組閣때 각기관 자료에 대한 不信때문에 人材풀이 충분치 못했던점도 있는데다 사후적으로도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지난날에도 보면 어느 대통령도 組閣때의 팀을 오래 끌고가지는 못했다.아마예나 지금이나 모두 집권초에는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는 人材의 풀도 충실해졌을 터이니 문제가 드러난 사람을 교체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局面전환에 필요한 새로운분위기 조성에는 人的 쇄신 이상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改閣 이외에도 右翼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현정부 핵심부의 운동권출신 인물들에 대해 다시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운동권출신이라 하더라도 자유민주.자본주의체제에 반대하지 않는한 제도권에 편입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다만 그것과 이들이 권력의 핵심부 나 南北문제를 다루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서에서 일하는데 따른 논란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다음으로는 和合조치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정치적으로 화합이 고려돼야 할 대상으로는 성격이 다른 두 부류가 있다.수배자의 문제와 5,6共등 과거政權의 문제다.
과거 反체제.통일운동 등으로 수배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측에서 善處를 탄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물론 수배자 중에는 검거된 동료들이 實刑을 받은 사람도 있어 일률구제에는 많은 장애가 있을 것이다.과거정권 문제는 현재까지 司正의 중심 대상이었고 지금도 국회에서 논란이 진행중이다.
***政治圈 다문입 열어야 성격은 다르지만 이러한「過去에서 오는 짐」을 덜어내 미래를 향해 뛰기 좋도록 몸을 가볍게 하는和合이란 과정은 꼭 거쳐야 한다.
끝으로 정치권의 言路가 보다 넓어져야 겠다.최근 두차례에 걸쳐 民自黨 간부와 의원들이 비교적 솔직한 의견을 개진하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것은 자연발생적이라기보다 다분히 의도적인 냄새가짙었다.대통령이 일부러 기회를 마련해 유도했다■ 느낌을 준다.
기회를 마련해주면 百花齊放이고,기회를 안주면 침묵의 바다가 되어서는 言路랄 것도 없다.言路가 열려 정치인과 국민이 자유롭게건전한 비판과 代案을 제시할 수 있어야 보다 바른 방향으로 국민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는 건 민주정치의 상식이다.
세계의 변화와 지금 우리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미래를 향한 局面전환은 이제 불가피해 보인다.이 중요한 시기의 정치는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더 정력과 관심을 쏟지 않으면 안된다.기왕이면 국면전환이 보다 촉진되고 可視化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論說主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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