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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뒤집기만 해도 가짜 위스키 판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스키에 대해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름대로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방법을 하나쯤은 갖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인 판별볍은 병을 뒤집어 흔든 뒤 거품이 사그라드는 시간을 보는 것. '진짜'는 거품이 잘 생기지도 않을 뿐더러 거품이 빨리 사라진다.

반면 가짜는 잔 물방울들이 끓어오르며 사라지는 시간도 길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진짜는 상층부에 타원형의 큰 물방울이 생기지만 가짜는 그렇지 않다.

이 방법은 과학적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술 병에 열을 가하면 유리에 구멍이 생기는 속성을 이용해 뜨거운 바늘로 가짜 술이나 물을 넣는다. 오크통에서 제대로 숙성된 진짜 위스키 원액과 그렇지 않은 가짜 위스키가 조화롭게 섞이지도 않는데다 외부 공기가 주입되면서 입자 구조가 흐트러진다는 논리다.

관세청은 진짜와 가짜 위스키를 구별할 때 이 방법을 추천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활용하기에는 기준이 모호하다. 어느정도 크기와 양의 거품이 생겨야 가짜인지, 거품의 양과 사라지는 시간과의 관계는 무엇인지 애매하다.

실제로 한 모금만 마셔봐도 가짜 위스키를 단박에 알아맞추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이런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밤 위스키 음주 후 유난히 머리가 아픈 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짜 양주를 의심해본다. 의심은 해보지만 근거가 약하다. 심증을 굳히더라도 가짜 위스키업자들의 영악스러움을 당해낼 재간은 더더욱 없다.

막연히 들리는 얘기로만 치면 가짜 위스키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나 자기 이익에 반하는 것들은 더 민감해지고 한번 더 살펴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주류업계가 말하는 국내 가짜 위스키 상황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가짜 위스키의 원료로 사용된다는 나폴레옹, 캡틴큐 같은 술 판매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난해 나폴레옹은 17만9000ℓ, 캡틴큐는 18만5400ℓ가 팔렸다. 이 수요가 모두 가짜 위스키 제조에 쓰였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두 제품의 판매량을 더해도 국세청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위스키 판매량 2453만8743ℓ의 1.4% 수준이다. 많다면 많은 비율이지만 사회적 체감보다는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다. 물론 공업용 에탄올을 사용하는 악질 범죄자들의 생산물을 감안하면 가짜 위스키 양은 더욱 많아지겠지만.

한 위스키 업체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짜 위스키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은 불법 호스트바라고 한다. 그것도 일부 광역시 호스트바가 최대 수요처라고. 이같은 결론은 표본조사를 통해 유추됐는데, 이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비교적 위스키를 많이 마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판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량한 소비자들은 가짜 위스키의 함정에 속절없이 빠질 수밖에 없을까.

진로발렌타인스 유호성 팀장이 추천하는 가짜 위스키 판별법.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인 위스키에 1대 1 비율로 물을 섞는다. 이렇게 되면 도수가 20도로 낮아지면서 은은한 오크통 향기와 함께 향긋한 바닐라향, 과일향 등이 느껴진다.

반면 가짜는 진한 알코올 냄새만 진동한다. 유호성 차장은 "진품 위스키의 향기는 일반인들이 모두 알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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