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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민간기업 손잡은 걸작-중단없는 日 개발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국립공원인 六甲山과 오사카灣 사이 폭 3백m의 해변을 따라 형성된 고베(神戶)시는 1백50만명의 인구를 떠안기에도 벅찬 좁은 땅이다.
그러나 오늘날 고베는 일본의 항구중 컨테이너 물동량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최신항구이자 오사카와 요코하마를 제치고 외국배가가장 많이 입항하는 태평양의 관문이 되었다.1868년 개항이후번성했다가 지역적 한계 때문에 쇠퇴를 거듭해온 도시에서 화려하게 재변신한 것이다.
고베 앞바다에 떠있는 네모꼴의 인공섬 포트아일랜드(4백36㏊)와 로코아일랜드(5백80㏊)는 오늘의 고베를 만든 두 기둥이다. 고베시항만국 도미시마 겐지(富島健二)경영개발부 계장은『60년대 초반 물류처리 기능이 특화된 항구를 만들지 않고서는 앞으로 고베시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육갑산이막혀있어 인공섬을 만드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어 이 를 위해 고베시와 중앙정부.민간회사들로 구성된 제3섹터(고베시+중앙정부+민간회사)가 사업을 떠맡아 인공섬의 매립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포트아일랜드는 5천3백억엔을 들여 착공 15년만인 81년완공됐으며,1조2천4백억엔이 투입된 로코아일랜드는 72년부터 매립에 들어가 지난해 1단계 공사를 마무리지었다.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고베시가 직접 독일에서 4억마르크의 차관을 들여온뒤 민간기업에 인공섬을 불하한 돈으로 10년만에 깨끗이 갚아버렸다.
고베시는 또 阪神고속도로와 國鐵을 끌어들여 늘어나는 인공섬의물동량을 시내를 통하지 않고 외곽으로 빼내는 한편 시내와 인공섬을 거미줄같은 교통망(컴퓨터로 제어되는 無人모노레일,2층의 神戶대교,지하 터널)으로 연결하고 배후에 대형 창고들을 세워놓아 物流의 거점으로 손색이 없다.
日本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중단이 없고 그것도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바쁘게 뛰고있다.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오사카의 비즈니스 파크와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21세기)개발지역도 매립지 위에 제3섹터가 세운 작품들이다.요즘 일본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오사카주식회사.요코하마주식회사.고베주식회사등의 용어에서 보듯 지방자치단체와 민간회사들의 활발한 합작붐이다.
마쓰시타전기.스미토모생명.미쓰비시중공업.랜드마크타워(지상 70층으로 아시아 최고빌딩)등 40층 이상의 마천루들이 숲을 이룬 이곳은 버려진 땅이거나 매립지였다가 민간기업들이 아이디어와자본을 대고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만들어 진 합작품들이다. 그래서인지 제3섹터 사무실에 들어가면 누가 민간기업 출신인지,누가 정부에서 파견나온 공무원인지 구분하기 힘들다.縣에서 파견나온 랜드마크 타워의 모리에이(守英雄)기획과장은『계획의명칭까지 미나토미라이로 붙인데서 보듯 21세기를 준비 하자는 데에는 정부와 기업의 구별이 있을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제3섹터의 파워는 후쿠오카 야구장의 개폐식 돔과 오사카의 매립지에 세운 세계최대의 수족관 海遊館이 공익성과 이익 극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데서도 알수 있다.민간기업이 경영을 맡는 이들 종합리조트는 운영도 흑자지만 이곳을 찾는외지 관광객들로 지역사회에 더많은 이익을 안겨준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추격자에 대해 끊임없이 견제하고 있음을 오사카앞바다에 건설중인 관서국제공항을 보면서 느낄수 있었다.
매립에 따른 엄청난 비용으로 주춤거리던 공항건설이,한국이 영종도 국제공항의 건설에 들어가자 본격적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것이다. 그들은 공항을 세계를 향한 더듬이로 여겨 여행객들이 떨구는 돈과 기술.정보등을 한국에 그대로 내줄수 없다는 생각이고,또 인프라라는 뿌리를 통해서만 경제가 계속 발전할수 있다는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李哲浩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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