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기1번지”는 용인군/“예부터 명당”… 공직자들 16만평 소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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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김 대법원장·한 외무등 큰땅 소유
경기도 용인군 일대가 이번 재산공개결과 장·차관 국회의원 등 50여명의 고위공직자들이 54만여평방m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등 소문만큼이나 「투기1번지」로 확인됐다. 용인지역은 황금닭이 알을 품고있는(금학포란) 형상으로 예로부터 명당으로 정평이 나있는 곳.
70년대초 이곳을 지나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용인지역에 대한 투기붐은 서울과 인접한데다 80년대 들어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복부인들은 물론 내로라하는 공직자들까지 나서 땅사재기에 열을 올렸다.
이에따라 대지는 말할것도 없이 임야·논밭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외지인들의 손에 넘어가게 됐으며,특히 현재 시공중인 서울지하철 분당선과 가까운 수지면의 땅은 80% 이상이 서울 등 외지인들의 소유라고 현지 부동산업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번 공개대상자중 가장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86∼87년 두해동안 수지면·모현면 일대 임야 등에 집중매입한 김덕주 대법원장으로 모두 9만5천1백17평방m.
이밖에도 한승주 외무장관·김철수 상공장관·백원구 재무차관 등이 이 일대에 땅을 갖고 있다.
예로부터 명당으로 소문난 용인지역은 1392년 개정 선죽교에서 순절한 고려말 충신 포은 정몽주의 장례행렬이 본관인 영일로 가면서 용인을 지날무렵 갑자기 만장이 움직이지 않아 용인땅에 묘를 썼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용인은 서울과 가까운 탓에 빈객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으로 인구변동이 잦았다는 옛 문헌들이 남아있어 오늘날의 투기열풍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정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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