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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속타는 연희동/감사원·국회 압박받는 두 전 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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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답변한 전 “유죄”… 노엔 “다시”재촉/감사원/옛 수하들 줄줄이 출석… 본인도 불안/국회
절기가 가을로 접어들어도 연희동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는 덥고 답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두사람 다 12·12를 같이 일으켰던 동지·후배들이 국회증언대에 서는 모습을 지켜보게 됐을뿐만 아니라 자기들도 증언대에 서야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야당의 공세가 날로 치열해 언제 무슨 사태로 발전할지 알수 없게 돼있다. 나쁜 일은 겹치는지 전 전 대통령의 「애절한 변명」에도 감사원은 「평화의 댐 유죄」펀결을 내렸다. 2일 진갑을 맞는 노 전 대통령은 감사원 재질의라는 숙제가 여전히 책상위에 놓여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전직대통령에 대한 감사에 응할 수 없다는 결심이 확고한 듯하다. 측근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변칙적으로 감사원조사에 응한 것에 대해 못마땅한 표정도 있다.
한 책임있는 측근은 1일 『지금 얼마동안 언론이나 감사원으로부터 공격당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전직 국가원수로서 정치성이나 융통성의 유혹에 빠지지않고 위법적인 감사원조사를 거부한다는 선례를 확고히 남겨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달 27일 재질의서를 받은후 정해창 전 청와대비서실장은 전직 수석비서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데 『큰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2일(음력 7월16일)의 진갑을 조용하게 치르기로 했다. 12·12 동지·부하들이 수난당하고 있어 잔치분위기도 아닌데다 아들 재헌씨,딸 소영씨 내외도 외국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씨는 외부손님의 방문을 사절하고 재임중 수석비서관 등을 지냈던 측근 20여명을 두그룹으로 나눠 오찬·만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동병상련에 놓여있는 전 전 대통령은 88년이후 처음으로 난화분과 샴페인을 생일선물로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기로 했다.
○…전 전 대통령측은 입장표명은 자제하고 있지만 감사원의 평화의 댐 특감결과에 대해 무척 불만스런 표정이다. 한 핵심측근은 『특감결과는 어디까지나 감사원의 주장』이라며 『국정조사에 증인들이 나오면 그와 다른 사실들이 많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 그는 『전 전 대통령의 입장은 지난달 26일 대국민 해명서에서 다 밝혔으므로 더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감사원 감사는 처음부터 결론을 만들어놓고 진행됐던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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