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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2년만에 고려대 졸업하는 국회의원 박계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어렵게 졸업한만큼 앞으로 더욱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할 각오입니다.』 학생운동과 재야운동으로 구속.출감.수배생활을 거듭해 왔던 朴啓東의원(41.
민주당)이 지난 72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지 22년만에 졸업하게 됐다.25일 졸업장을 받는 朴의원은 지난 72년 긴급조치9호 위반으로 1차 제적당한 후 80년 복학했지만 그해5월「서울민주화의 봄」을 끝으로 金大中내란음모사건으로 오랜 수배생활 끝에 또다시 구속 수감돼 마지막 졸업학기를 남겨놓고 2차로 제적됐었다.그후 문민정부 출범후 제적생의 복학이 허용된 지난 4월 재복학,마 침내 학부형이요 불혹이 지난 나이에 졸업하게 됐다.
『20년이나 아래인 후배들과 어울려 강의를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애국심은 변함이 없더군요.』 그는 바쁜 의정활동으로 후배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는 없었지만 이번 만학이 그들의 생각과 고민들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한다.그는 崔章集교수의 「현대정치이론」을 수강했는데 崔교수로부터 후배들을 위해 1시간정도 강의해보라는 권유에 학생(?)의 신분으로 강의까지 했다고.
朴의원의 졸업논문 제목은「한국 사회운동의 변화와 새로운 방향모색」.6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시기별로 사회운동의 역할과 변화과정,그리고 한국사회운동의 이념적.실천적 흐름과 한계를짚어보고 앞으로의 사회운동 전망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고 있다. 『오랫동안 사회운동에 몸담아 오면서 한번쯤 정리하고 싶었던 과제였고 그동안 국제사회와 국내 정세의 급격한 변화로 새로운 사회운동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논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앞으로의 사회운동은 반합법.비합법 투쟁을 포기하고 체제내적 개혁이 중심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朴의원은 경조사 화환 안보내기,회기중 주례 안서기 등 「깨끗한 정치」의 선언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 초선의원이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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