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이하 8할 자리바꿈/국세청 하급직 사상최대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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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징수일선 유착비리 척결”충격요법/세정 새 바람 기대… 행정공백 우려도
국세청이 6급(세무조사관) 이하 하급직 세무공무원 10명중 8명을 이동시키는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를 17일자로 단행한다.
13일 국세청은 이번 인사에서 전체 6급이하 직원 1만3천3백5명중 80.8%인 1만7백52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지난 3월초 경인지방국세청 신설과 함께 직제개편으로 이동한 8백명을 포함하면 신정부 출범이후 6급이하 직원의 86.8%가 자리를 옮기게된 셈이다. 국세청이 이처럼 유례없이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게 된 것은 특히 하급직에 뿌리깊게 깔려있는 세무부조리를 척결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적극적인 징세활동에 나서야할 시점이라는 판단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로 일선세무서에서 납세자들을 직접 만나게 마련인 이들 하위 세무공무원들은 그만큼 부조리의 소지를 많이 안고 있어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게 사실이다.
지난 6월말까지 국세청의 자체사정 결과 징계를 받은 전체 1백21명 직원중 95%인 1백15명이 6급이하였다는 사실이나 공직자 재산등록을 앞두고 자진퇴직한 19명(국세청 주장)중 18명이 6급이었다는 점 등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로 인해 열심히 세금을 거둬야 할 세무공무원들이 잔뜩 움츠러들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1년이상 현직에 근무한 사람을 전원 이동시키고 대민접촉이 잦거나 부조리 소지가 많은 민원봉사실이나 재산세·소득세 등 분야에 우수인력을 집중배치하는 등 납세자와 유착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국세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세청은 또 업무전문화를 기하기 위해 본청과 지방청 인력 1천1명을 대거 일선에 발령했다.
이번 인사로 새 정부 출범이후 자리를 바꾼 직원은 ▲3급이상 23명중 18명(78%) ▲4급 1백96명중 1백59명(81%) ▲5급 7백35명중 6백10명(83%)을 포함,전체의 81%에 이르게 됐다. 그만큼 비리의 소지는 줄어들겠지만 당분간 세정미숙 또한 나타날 공산도 커졌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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