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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POLL] 마지막 일주일 조직전이 관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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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07면

아프간 인질 사태와 남북 정상회담개최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과연 현재의 판세를 어떻게 봐야 할까.한나라당 경선 선거인단은 대의원 4만6196명(20%), 당원 6만9496명(30%), 일반 국민 6만9496명(30%), 여론조사 20%로 구성돼 있다. 현재의 판세 분석과 향후 변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거인단, 특히 각각 30%를 차지하는 당원과 국민선거인단의 연령대별 구성비와 투표율을 꼽을 수 있다.

언론 조사에선 李후보가 朴후보에 4.2∼8.5% 앞서

연령대별 구성비는 이미 정해져 있다. 당원과 국민 선거인단 공히 일반 유권자에 비해 고연령층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가령 전체 유권자 중 50대 이상 비중이 32지만, 당원 선거인단은 42.2%, 국민 선거인단은 58.7%가50대 이상이다.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서 이미 고연령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하게 돼 있다.

여기에 다시 투표율을 감안해야 한다. 연령대별로 투표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경선 참여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투표 의향은 여전히 저연령층이 낮고 고연령층이 높다. 그 결과 실제 투표에 반영될 연령대별 구성비가 달라지는데, 고연령층 비중이 당초 구성비보다 더 높아진다. 가령 당원선거인단 중 20대는 당초 7.6%였지만추정 투표율을 고려한 실제 투표 예상 구성비는 5.4%로 줄어드는 데 반해, 50대는 23.8%에서 27.3%로 늘어난다(추정 투표율은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응답한 비율).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한나라당 경선 예측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은 8월 3~4일 실시된 한겨레-리서치플러스가 유일하다. 연령대별 구성 비와 추정 투표율(적극 투표의사층)을 감안한 판세분석 결과, 이명박 후보가 44.0%(7만1908표)로 박근혜 후보(39.8%, 6만5039표)를 4.2%포인트(6869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동층을 포함한 무응답층이 전체의 13.7%(2만2367표)로 두 후보 표차의 세 배에 이르러 이런 판세가 완전히 굳어진 것은 아니라고 보도됐다.

한겨레신문에서 나타난 두 후보의판세는 8월 6~7, 9일 실시된 중앙일보조사연구팀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추정 투표율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지지율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여론조사를 뺀 선거인단 표심에서 이명박 후보가 49.0%(6만3981표)로 박근혜 후보(40.5%, 5만2909표)를 8.5%포인트 앞서고 있다. 부동층을 포함한 ‘모름/무응답’은 8.9%(1만1626표)였다.

일반 유권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통령 선거와 특정 선거인단만 투표하는 당 후보 경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그럼에도 연령대별 지지 성향은 2002년의 16대 대선과 이번 경선에 유사점이 있다. 노무현 후보 지지가 강했던 20∼30대 저연령층은 이명박 후보가 강세다. 이회창 후보에 쏠렸던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은 박근혜 후보 쪽으로 기운다. 그러면 투표율이 낮아지면 이 후보가 불리하고 박 후보가 유리할까. 16대 대선을 돌이켜 보면 그렇게 단정할수 없다. 당시 전문가들이 예측한 투표율과 선거결과의 상관관계는 빗나갔다.

투표율이 낮으면 젊은 층의 지지가 강한 노무현 후보가 불리해질 것으로 봤으나 노 후보는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이겼다. 그 이유는 당시 투표율이 20대뿐 아니라 40대에서도 비슷한 비율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투표율 저하의 원인이 저연령층과 고연령층에 고루 있었던 셈이다.

당원·일반국민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투표의향과 과거 대선의 연령별 투표율을 감안할 때 이번 경선에서도 20대의 투표율은 50대보다 낮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 투표율이 판세의결정적 요인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그런 점에서 남아 있는 일주일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조직을 꼽아야 할 것 같다. 한나라당 경선 선거운동은 이미 ‘10호 담당제’ ‘텐텐(10-10)운동’ 등 조직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불특정다수가 아니라 ‘특정한 일부’를 대상으로 막판 투표장 동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조직의 집중 공세 탓에 당원은 물론 일반 국민 선거인단까지 더 이상 일반 국민이 아닌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런 만큼 여론조사를 통한 판세 분석도 쉽지 않다. 출구조사를 이용한 기존 대선이나 총선 예측과 달리 당내 경선은 상대적으로 정확성이 떨어지는 전화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 조직전이 펼쳐지면 선거인단 응답에 노이즈(잡음)가 낄 가능성이 높고, 이를 잡아내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여론조사 응답과 실제 투표를 다르게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마당에 여론조사를통해 어떻게 제대로 된 표심을 파악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언론사의 경선 예측도 생각보다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나마 발표되는 조사 결과 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두 캠프가 서로 우세하다고 내놓는 판세 분석 결과를 반박하기도 여의치 않다. 이래저래 여론조사 후유증이 심각할 가능성이 있고, 그 파장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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