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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기 다시 꽃핀다”/풍수지리학계,옛 총독부 건물 철거 대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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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복궁은 작은 꽃송이 모양의 명당/일재가 입막고 목누르려 건물지어/「북악산맥」 67년만에 종로­남산으로 연결
지난 1926년 완공된 일제 식민통치의 상징물인 조선총독부(구 중앙청) 건물을 철거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풍수지리학계에서는 끊겨긴 수도 서울의 정기를 67년만에 다시 잇게 됐다며 크게 환영하고있다.
풍수학자들은 『이 건물이 일제가 조선의 맥을 끊기 위해 건립한 대표적 「풍수침략」 조형물』이라고 규정하고 『해방과 더불어 진작 철거해야 했다』고 말한다.
해방이후 역사학계에서는 이 건물의 외형을 두고 『위해서 내려다 보면 「일」자가 가로 누운 형상이다』 『건물 중앙에 원형 돔 지붕을 설치해 조선인의 혼을 잠재우려 했다』 『경복궁의 정기를 약화시키기 위해 정남향에서 몇도 비뚤어지게 건축했다』는 등 끊임없이 철거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풍수학자들은 총독부 건물이 철거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를 건물의 외형보다 그 「터」에서 찾는다.
일제가 조선왕조의 정관이요 명당중의 명당인 경복궁앞에 식민통치의본부인 총독부를 지어 그 주산인 북악에서 종로·남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맥을 끊어 버리려 했다는 것이다.
풍수학에서는 경복궁 자리를 「작약예화(작약꽃송이 모양)」 형국을 한 빼어난 명당이라고 부르며 이중 작약꽃의 암술에 해당되는 곳이 임금이 집무를 보던 근정전이라고 설명한다.
일제는 이 근정전 바로 앞에 잇던 광화문·홍례문 등을 헐고 총독부를 지어 민족정기의 근원을 말살하려 했다는 것.
특히 풍수학자들은 일제가 총독부 건물과 함께 1927년 경복궁내 과학장 등을 허물고 총독관저(현 청와대)를 지어 『조선의 입을 막고 목을 누르려 했다』고 풀이한다(경복궁터에서 총독부 자리는 인체의 「입」에 해당되고 청와대 자리는 「목」과 같다고 해석).
따라서 경복궁을 헐고 총독부와 총독 관저를 건립함으로써 왕조와 민족의 숨통을 억압하려 했다는게 풍수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풍수지리 전문가인 최창조씨(전 서울대 교수)는 『당시 풍수지리를 신앙과 같이 믿고 있는 한국인의 정서를 파악한 일제가 서울 중심지에 총독부를 지어 조선인의 사기를 꺾으려 했다』며 『뒤늦게나마 경복궁이 복원되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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