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오호츠크해 어로」 마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옐친 조업중단 요청… 외교문제 조짐/김 대통령 “곤란” 답신
러시아 캄차카반도 부근 오호츠크해 명태잡이가 한­러 양국간의 정치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외무부에 따르면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김영삼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오호츠크해의 어족자원 고갈로 극동 어민들의 반발이 날로 심해져 정치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자율적 조업자제를 요청해 왔다.
김 대통령은 이에대해 오호츠크해의 어족자원 고갈에 대한 합리적인 조사를 한 뒤 조업중지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뿐 아니라 한국어민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조업의 전면중단은 곤란하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8월초부터 오호츠크해에서 작년보다 25%가량 줄여 조업을 재개하려던 한국정부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정부는 현재 조업량을 25% 이상으로 훨씬 줄여 조업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조업을 재개할 경우 러시아측이 군함까지 동원,위협시위를 할 가능성도 점쳐져 조업을 선뜻 재개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오호츠크해상에서 연간 11만∼30만t의 명태를 잡아 국내수요의 50%를 충족했으나 지난 4월16일 러시아 연방최고회의가 극동주민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호츠크해에서의 전면 조업중단 결의안을 채택함에 따라 4월 중순부터 조업을 중단해왔다.
정부는 오는 10월 러시아 어업위원장을 초청,한­러 어업회담을 열어 오호츠크해 명태잡이문제를 양자대화로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러시아정부는 극동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무마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오호츠크해에서의 조업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