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탐구영역 “이과생에 단연 유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문과생 과학공부 비상/보충수업 붐… 학원도 만원/문법등 시간에 문잠그고 과학수업도/동일계 가산점제 폐지 부작용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동일계 지원자에 대한 가산점 폐지로 문과계 수험생이 크게 불리해진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험 한달을 앞두고 문과학생들 사이에 과학·수학Ⅱ 등 이과과목을 보강하기 위한 비상이 걸리고 있다.
문과학생들은 수능시험의 탐구영역 가운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과학과목 등을 수강하기 위해 학원단과반 등을 찾고 있으며 고등학교에서도 방학동안 보충수업에서 출제비중이 낮은 과목시간에 과학·수학 등 이과과목을 가르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수능시험을 앞둔 문과학생들에게 이과과목보강 비상이 걸린 것은 문·이과 구분없이 치러지는 탐구영역 배점 60점 가운데 문과생이 약한 과학계 배점이 33점으로 사회과목의 27점보다 높은데다 사회과목은 암기위주로 이과생도 단기간에 좋은 점수를 얻기 쉬운 반면 이과과목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능시험에서 이과학생이 좋은 점수를 얻어 대학 본고사에서 문과를 지원할 경우 문과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학원수강=서울 강남H학원은 방학을 맞아 수능시험 탐구영역중 사회·과학과목 특강을 정원 70명 1개반씩 개강할 예정이었으나 과학특강의 경우 신청자가 대거 몰려 3개반(2백10명)을 개설했으며 이중 80%이상을 문과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서울 노량진 일대 J·H 등 4∼5개 단과학원도 5월이후 과학통합반을 개설하고 있으며 대부분 문과학생들로 개강 10여일전부터 이미 등록이 마감돼 현재 모두 정원을 초과하고 있는 상태다.
대다수 종합반 학원도 문과학생들을 위해 과학과목 특강을 실시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물리·화학 등 별도과목 단과반을 수강하기 위해 빠져나가 D학원의 경우 총 4천8백여명의 수강생중 6월에 60여명,이번 달에는 1백여명이 단과반으로 옮겼다.
◇학교수업=대부분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문과학생들을 위해 방학중 주당 24시간의 보충수업 가운데 4∼8시간을 과학과목에 치중하는 등 지금까지 비교적 소홀했던 과학과목을 보충하느라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S·K·D 등 강북지역 일부 고교에서는 지난 학기동안 정규과목중 수능시험에 출제빈도가 약한 문법·사회문화·세계지리 등 몇개 과목시간에 교실문을 걸어 잠근채 과학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 W고교 문과반의 한모군(18)은 『이과학생이 문과로 계열을 바꿔 지원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불이익에 대처하기 위해 이과과목인 수학Ⅱ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이처럼 문과학생들이 혼선을 빚는 것은 탐구영역 배점에서 문과과목이 이과에 비해 27대 33으로 불리하고 수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이과생 들이 본고사에서 문과를 지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당초 이같은 문제때문에 동일계 지원자에 대해 10% 가산점을 주기로 했으나 이를 철회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