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우 "40만달러 받아야 통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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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최소 40만달러 (약 3억2천만원)이상은 받아야겠다」-.
WBC·IBF챔피언 마이클 카바할(26·미국)과의 통합전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있는 WBA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유명우(29·대원체)가 한국프로복싱 사상 최고의 대전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는 25일 경주 현대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1차방어전에서 동급7위 호소노 유이치(24·일본)를 3-0 판정으로 제압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적어도 40만달러 이상의 대전료가 보장돼야 통합전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복싱 전문지 「링」지가 7월호에서 한국의 최고복서로 선정하기도 했던 유는 통합전이 단순히 개인차원이 아닌 한국프로복싱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자신이 주장하는 40만달러는 그 자존심을 상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액수라고 말했다.
유의 이 같은 요구는 카바할과의 통합전으로 30만달러를 챙긴 전WBC챔피언 움베르토 곤살레스(멕시코)에 비해 자신이 보다 비중 큰 선수임을 감안할 때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배경이 깔려있기도 하다. 유는 또 통합전이 무산되면 은퇴, 영원한 챔피언의 길을 택할 생각으로 더 이상의 방어전은 치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통합전이 실현될 경우 그 승패 전망에 대해 카바할에 7회 KO패한 김광선(화랑)의 매니저 장병오씨는 『체중이 실린 카바할의 전광석화 같은 왼손 훅을 철저치 막으면 스트레이트가 좋은 유명우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첫째 장소가 적지로 판정으로 갈 경우 뚜렷이 불리,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KO승부를 펴야하는데 유의 펀치력이 떨어져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것.
또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출신 카바할의 기량이 결코 유보다 못하지 않은데다 나이도 어려 체력이 좋고 펀치강도에서 앞서고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다음주 이내로 성사 여부가 가름될 경량급 통합 전은 한·미 양국 뿐 아니라 전세계 복싱팬의 궁금증을 부채질하는 빅카드로 실현될 경우 오는 10월31일이나 11월7일 카바할의 고향 피닉스에서 열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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