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무역특계자금/97년말에 폐지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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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무개발등 팔아 새 기금 조성
정부는 그동안 여러가지 부작용을 빚어온 무역진흥 특별회계(무역특계) 제도를 97년말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3천억원 규모의 무역진흥기금을 새로 조정,무역협회와는 독립적으로 기금을 관리하고 98년부터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무역진흥사업을 계속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관계기사 9면>
상공자원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의 「무역증흥특별회계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무역협회에 이어따른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상공자원부 관계자는 『무역특계자금 운용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제기되고 「신경제」 행정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무역특계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그동안 수입을 승인할때 수입액의 0.1%를 의무적으로 징수하던 무역특계자금(지난해의 경우 4백49억원) 제도를 97년까지 폐지하고,우선 내년부터 무역진흥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하기로 했다.
68년 업계 자율결의로 시작된 무역특계자금은 지난해말까지 24년간 모두 5천8백억원이 조성됐다.
무역특계자금은 지난 91년 국회 상공위 외유사건으로 3명의 국회의원이 구속되는 등 「무역진흥」의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무협의 부동산 취득,공무원 및 정치인의 외유지원 등 엉뚱한 곳에 사용돼 투명성을 의심받아왔다.
정부는 그러나 국제경쟁 시대에 수출확대를 계속 뒷받침할 필요가 있고,정부재정의 한계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정부보조금 지급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해 새로 민간차원에서 3천44억원 규모의 무역진흥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기금 마련을 위해서는 무협의 보유주식과 부동산 가운데 ▲한무개발(인터컨티넨탈호텔) ▲한무쇼핑(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3개 법인의 주식을 매각하고 ▲홍콩센터 ▲뉴욕빌딩 등 2개의 해외부동산을 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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