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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분쟁」어는 편도 못들어"|한의사·약사 면허 모두 가진 경기도의원 김송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의사·약사간의 업권 공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 문제로 그 누구보다 곤혹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
한의사·약사 2중 면허 소지자인 경기도의회 김송현의원(58·여주). 그는 『애써 두 가지 면허를 따고, 이에 대해 그간 자부심을 가졌으나 요즘에는 후회스러울 정도』라고 말한다.
김씨는 『한의사의 입장에서는 약사를 부정하고 약사의 입장에서는 한의사를 부정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기구(?)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예컨대 얼마전 약국파업 때 「한의사는 부도덕하다」는 요지의 약사회측 호소문을 셔터에 붙이는 문제를 두고 김씨는 『그야말로 심적 갈등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차마 부도덕한 존재임을 자인할 수 없어 약국 문만 내리는 선에서 갈등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의사·약사 2중 면허를 가진 사람은 전국을 통틀어 10명 내외. 이들은 이번 「한·약 분쟁」에 직면해 거의 한결같이 김씨와 같은 갈등을 보였다.
한의학·약학에 모두 정통한 김씨는 『한·약 분쟁에 대해 나름대로 해결복안이 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고 관계당국이 해결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뭐라 말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희대 한의대(58년)와 약대(64년)를 졸업한 김씨는 여주에 순화당 한방의원(58년)과 순화당 약국(66년)을 개설해 운영해 왔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여주군한의사회회장(60∼80년)과 약사회회장(68∼82년)직을 장기간 맡아왔다.
김씨는 『그간 여주지역의 한의사·약사들은 서로를 존중했을 뿐만 아니라 가끔 같이 술자리도 갖는 등 화기애애했다』며 『최근 한·약 분쟁으로 양자가 서먹해져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딸들이 주로 보건계에 종사하는 의료가족의 가장. 2남2녀 중 큰딸은 치과의사이자 약사며(사위는 치과의사), 큰아들은 정형외과의사(며느리는 재활의학과 의사), 둘째 아들은 보건환경연구원 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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