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구속은 없을듯/율곡비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이종구씨등 4명 내일소환 사법처리/검찰 “증거 충분히 확보했다”/관련업체 조사 거의 끝내
율곡사업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김태정검사장)는 뇌물공여자들에 대한 막바지 증거보강작업을 15일까지 모두 끝낸뒤 16일중 이종구 전 국방장관 등 감사원으로부터 고발된 6명가운데 혐의가 확정된 4명을 소환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관계기사 5,9면>
검찰은 『뇌물공여 업체중 2명이상에게 돈을 건네준 경우도 있어 계좌추적을 통해 상호연관성을 규명하고 있다』며 『피고발인 6명중 이종구·이상훈 전 국방장관과 김철우 전 해군참모총장,한주석 전 공군참모총장 등 4명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어 한꺼번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앞서 13일 밤 현대정공 정몽구회장을 비밀리에 소환해 이상훈 전 국방장관에게 건네준 돈의 성격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며 대우그룹 김우중회장도 이 전 장관과의 대질신문을 위해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감사원에서 『대우로부터 건네받은 1억2천만원은 군동기생인 정치인으로부터 용돈으로 받은 것이며 현대의 3천만원은 부인들끼리 인사치레로 건네진 것』이라고 진술했으며,검찰은 이 전 장관과 그룹관계자들의 진술이 어긋나 정 회장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장이 소환조사에서 이 전 장관에게 건네준 3천만원이 뇌물임을 인정해 불구속입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우 김 회장은 현재까진 소환계획이 없으나 이 전 장관을 소환한 뒤 대질신문을 위해 소환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관계자는 『이종구 전 국방장관은 삼양화학으로부터 6억원을 받았으나 이 회사 사장 한영자씨가 해외로 도피해 뇌물여부 확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기소중지할 경우 한씨가 돌아오면 추가로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전 장관이 전체 뇌물수수 사실을 인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발된 6명중 한주석 전 공군참모총장은 전체수뢰액 3억3천만원중 2천만원이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으며,김종호 전 해군참모총장(구속중)은 무기거래상인 코바시즈로부터 1천7백만원을 전역후 받았고 나머지 5천만원은 율곡사업과 관련없이 인사와 관련된 것이어서 무혐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은 기소중지조치되며 김철우 전 해참총장은 감사원 통보내용이 모두 사실로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계좌추적결과 감사원이 통보한 6명외에도 다른 예비역이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 대상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뇌물공여자들은 사법처리가 최소한에 그쳐 구속자는 한명도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