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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비, 싱 꺾고 우승…우즈는 공동4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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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개막전의 챔피언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피지의 흑진주' 비제이 싱도 아니었다. 개막전 스타는 호주 출신의 스튜어트 애플비(33)였다.

애플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골프장(파73.6천6백9m)에서 끝난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합계 22언더파 2백70타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애플비는 지난해 챔피언들이 총 출전한 왕중왕전 우승으로 통산 5승과 함께 자신의 생애 최고 상금인 1백6만달러를 받았다.

막판 추격전을 펼친 싱이 애플비에게 1타 뒤진 합계 21언더파로 2위,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3위(17언더파)에 올랐다. 기대를 모았던 우즈는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에 그쳐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공동 4위(합계 15언더파)에 랭크됐다.

4라운드 초반까지는 애플비가 손쉽게 우승하는 듯했다. 싱이 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반면 애플비는 4, 5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 한 때 6타차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 들어 싱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두 선수의 선두다툼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싱은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2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애플비를 압박했다. 싱이 16번홀(파4)에서 6m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서 불과 2타차로 따라붙자 역전 분위기까지 감돌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애플비가 위기를 맞았다. 애플비는 두번째 샷을 오른쪽 관중석 펜스 앞쪽에 떨어뜨렸고, 싱은 그린 30m 앞에 잘 갖다놓았다. 그러나 애플비는 세번째 샷을 핀 3m 앞에 붙인 뒤 2퍼트로 파세이브에 성공해 버디를 잡아낸 싱을 1타차로 힘겹게 따돌렸다. 전날 8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우즈는 이날 버디 5,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우즈는 "(개막전에서)이 정도 성적이면 크게 나쁜 편은 아니다"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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