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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껸 전수관건립 구체화/충주 한국전통 태껸회(지방 패트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부지확보… 예산지원 건의/“우리무술 원형보존 절실”
「한국전통무술의 본류」인 태껸의 보급확산을 위한 전수관 건립 움직임이 원형을 찾아 복원·체계화시킨 본거지인 충주지역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충북 충주지역의 법조·의학·교육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전통태껸회(회장 이규학)는 최근 태껸보급을 위해서는 전수관건립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회비를 적립하는 한편 정부의 예산지원을 건의하는 등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특히 태껸회 부회장을 맡고있는 박학선씨(51·장의업)가 충주시 금릉동 광명산자락의 임야 7백평을 희사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혀 전수관 건립계획이 더욱 구체화돼 가고 있다.
태껸회가 구상하고 있는 전수관 규모는 연건평 4백평정도.
전통건축미를 살린 2층건물로 지어 1층은 도장으로 사용하고 2층은 회의실·전시자료실과 함께 태껸을 체계화시키고 정립시킨 인간문화재 고 신한승씨(87년 작고) 등의 유물보존실 등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태껸회는 부지마련 등 기본계획을 세워 놓고도 1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건축비를 마련할 길이 막연해 사실상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태껸회는 최근 청와대 문화예술담당비서관에게 무형문화재로 지정돼있는 태껸의 중흥을 위해 예산지원을 건의했다.
태껸회의 이같은 전수관 건립운동은 무엇보다 저변인구의 확대를 위한 것이지만,일부에서 태권도와 구별되는 태껸을 기본기를 무시한 채 잘못 보급하고 있어 전수관을 중심으로 정통 태껸의 보급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태껸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인사들 중에는 태껸을 정립한 신한승씨로부터 불과 보름정도 지도받고 유일한 전수자인 것처럼 자신을 소개하며 보급하는 바람에 태껸의 이론·기예의 원형이 태권도와 희석돼 왜곡될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충주의 기본 전수관이 23평의 허름한 단층건물은 중원농지개량조합이 쓰던것을 83년 태껸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부터 빌려써 왔으나 샤워실은 커녕 탈의실조차 변변치 못하고 낡은 매트리스가 고작일 정도여서 본산건물로 자처하기에는 너무 초라할 정도.
현재 태껸인구는 충주의 초·중·고·대학생과 일반인 등 4천여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5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조직도 미미해 충주를 비롯해 서울·부산·광주·대전 등 전국에 5개지부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태껸회는 현재 고 신한승씨로부터 18년간 가르침을 받고 90년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76호) 「태껸기능보유자 후보」로 지정된 정경화씨(40·시교육청 근무) 등 태껸 이수자·전수생 등을 중심으로 학교 순회지도·문화센터출강 등으로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껸회는 또 전국의 30여개 대학에 조직돼 있는 태껸동아리의 활동이 점차 활발해져 가고 있어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태껸회는 지난해 25일부터 2박3일간 중원군 산척면 명서국민학교 간이야영장에서 수련회를 갖고 태껸 중흥을 다짐한데 이어 29일에는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무형문화재지정 10주년 기념회를 성대히 갖고 태껸전수관 건립을 위한 범시민적인 동참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충주=안남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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