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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 겨냥 무력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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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러시아가 연이어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밀월 관계에 있는 중국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가 하면 신형 무기들을 잇따라 실험.배치하면서 군사력 과시에 나서고 있다. 이는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MD) 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 '평화임무-2007'이 9일 시작됐다. SCO 6개 회원국에서 파견한 6500여 명의 병력과 전투기.헬기 등이 동원되는 이 훈련은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 인근에서 아흐레 동안 계속된다. 2005년 훈련 때는 러시아와 중국만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SCO 6개 회원국 모두가 동참했다. SCO는 2001년 러시아와 중국이 창설한 경제안보협력체로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6개국 정상들이 14일부터 키르기스스탄에서 SCO 정상회담을 한 뒤 훈련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훈련 참관까지 할 예정이다. SCO가 미국에 반대하는 구심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에 중앙아 진출을 꾀하는 미국에 맞서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 해군은 7일 태평양의 전략 핵잠수함에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네바' 발사 실험을 했다. 최대 10개의 핵탄두를 싣고 8300㎞를 날아갈 수 있는 시네바는 미국의 MD망을 뚫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6일엔 전투기는 물론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신형 방공미사일 S-400 부대가 모스크바 인근에 처음 배치됐다. 지난달 말 발사 실험에 성공한 사거리 1만㎞의 또 다른 SLBM '불라바'도 내년에 처음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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