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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종합물류업」진출 서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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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해 국내 34개 해운회사들은 3백94척의 배로 43억1천4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 위치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계경제의 지역화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선진 해운국들이 자국선의 경쟁력 보호정책을 펴는 한편 항로 개방 압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환경회담으로 해양오염과 해상안전사고 방지문제에 대한 국제 규제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해운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과거 해상운송 중심에서 문전 직송 등 내륙운송과 연계된 복합운송 체제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항구에서 항구로 짐을 옮겨주는 재래식 해운에 주로 의존하는 우리나라 해운회사가 영업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해운사들도 새로운 배 도입과 영업력 강화 등 타개책 마련에 적극적이다.
한진해운은 장비확충을 급선무로 보고 올해에는 컨테이너 선을 건조하거나 중고 선을 도입하는 방법으로 현재 31척에서 37척으로 선박 수를 늘리고 벌크 선도 8척 증선해 모두 22척을 보유할 계획이다. 컨테이너는 1만1전3백대를 추가해 9만7천5백대를 확보할 예정이다.
영업력을 강화하고 서비스영역을 확장키 위해 인천∼홍콩항로, 지중해항로 등 4개 컨테이너 정기항로를 신설해 모두 10개 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매출목표는 컨테이너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7.9%증가한 12억1백만달러, 벌크부문은 30.7% 늘어난 3억5천1배만달러 등 전체적으로 지난해 보다 20.6% 증가한 15억5천2백만달러로 잡고있다.
현대상선은 올 1월 현재 45척인 선박 보유량을 점차 늘려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을 연결하는 항로를 신설하고 서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항로에도 배선할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보증아래 건조중인 LNG선을 내년 3월에 인도해 운항하고 LPG와 나프타 수송용 특수선박, 수요가 늘고있는 냉동선 분야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매출액 5억5천만달러를 기록한 조양상선도 올해는 20%정도 늘어난 6억5천만∼7억달러 달성을 위해 각 항로에 첨단선박을 배치하고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내륙운송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 시장의 단일화와 동구권의 시장개방으로 해운화물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 독일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이 지역의 물량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서울신탁은행의 관리를 받고있는 범양상선도 각 항로의 선박을 현대화하고 해외지점망을 확충해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백만달러 늘어난 6억4천만달러로 잡고있다.
현재 항로 확보와 장비 확충 못지 않게 해운회사들이 장기목표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야는 종합물류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종합물류업은 배는 물론 기차·트럭 등 온갖 운송수단과 여기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창고업을 통해 생산자 손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전해줄 뿐만 아니라 사고에 대한 책임도 해운업체가 맡는다는 개념이다.
특히 한진은 이 같은 종합물류업에 진출하기 위해 무엇보다 외국항구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는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각 항구에 자가터미널과 내륙지역 화물장치장 확보에도 주력, 이미 미국 롱비치와 일본 오사카에 전용터미널을 확보한데 이어 올해에는 도쿄와 홍콩에 최신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건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다각적인 경영전략변화 시도도 중요하지만 국내선사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개발과 금융·세제분야 지원책 마련, 해운행정 규제 완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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