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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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은 온천의 보고다.
화산활동의 영향을 방아 섭씨 25도 이상의 온천이 2백50여개에 이르고 이중 50도가 넘는 열천도 52개나 된다.
특히 황해남도 옹률군 마산온천은 섭씨 1백5도의 최 고온을 자랑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에서 온천수는 건강관리용 외에 난방 및 산업용수로 쓰이고 있을 정도다. 수질도 단순알칼리 외에 라돈·유황성분이 많아 신경통·피부병 등에 큰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지역별로는 평안도의 경우 거의 알칼리성 단순천이지만 함경도와 황해도에는 세계적인 라돈·유황·탄산천이 널려있다는 게 귀순자들의 얘기다.
온천지구는 대부분 해안과 맞닿아 있는 만큼 하나같이 휴양지로 개발돼 있으나 외국인에게 개방되어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이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히는 명소는 함북 경성군의 주을온천.
명승지 18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온천인 이곳은 온천수가 암반이 아닌 주을천 모래층에서 용출, 모래욕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관모봉 아래 주을천 및 주북천에 분포한데다 동해의 용현·어대진 해수욕장과도 얼마 떨어지지 않아 천혜의 명소로 이름높다.
수온은 또도 정도며 용출량은 하루 수천t을 헤아린다.
온천수에 라돈 함유량이 많아 살 빼기와 신경통에 특효가 있으며 식욕을 돋우는 효과도 전해진다.
이 때문에 김일성을 비롯한 고급 당간부들은 관모봉 기슭에 지어놓은 특각(별장)에 수시로 들러 삼림·온천욕으로 건강관리를 한다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주을온천 일대에는 이밖에 온보·생기령·포상 등 25개의 온천이 몰려있는 데다 영화관·낚시터 등 위락시설도 잘 갖춰져 주민들의 발길이 그칠 새가 없다고 한다.
라돈천으로는 이와 함께 함북 금책시의 세천온천과 금강산등산로 입구에 자리잡은 외금강온천도 널리 알려져 있다.
5백년전에 이미 알려진 세천온천은 라돈·규토 함유량이 많은 북한 제일의 방사능천.
심장병·고혈압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며, 수온은 60도 안팎이다. 명승지 삼일포와 불과 14㎞ 떨어진 외금강온천은 말초신경의 감염, 외상성 질환에 대한 진통작용·신경 재생에 좋다는 게 귀순자들의 얘기다.
외금강온천과 주을온천은 48년 남북연석회의 참석차 북행 길에 올랐던 남한 인사들의 휴양코스로 이용됐다.
유황천으로는 황해도 신천·송화온천이 꼽힌다.
이들 온천수에는 유황과 함께 규토가 함유돼 있어 습진·두드러기 등 피부질환에 좋다.
평남 용강온천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소금천으로 유명하다.
평균 수온은 53도로 역시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진다.
북한당국은 이 때문에 용강군을 아예 온천군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이밖에 산간 휴양지로 손꼽히는 강원도 삼방계곡 등에도 섭씨 11도와 저온천수가 솟아나는 등 북한에는 곳곳에 저온천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같이 북한온천은 이름나 있지만 개발된 지가 오래돼 시설이 낡은데다 숙박시설이 턱없이 모자라는 게 흠이라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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