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어린이 설사 때 수분공급…탈수 막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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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주위에서 음식물 등을 잘못 먹고 설사하는 어린이들을 흔히 보게된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체중에서 차지하는 불의 비중이 높아 잦은 설사로 인한 탈수증상이 훨씬 심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세대 의대 김동수 교수(소아과)는 『여름철엔 주로 상한 음식물을 먹고 생긴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가장 흔하다』며 부모들이 냉장고를 과신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냉장고에선 균의 증식을 억제할 뿐이지 균 자체가 죽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끓인 음식물이니 안심해도 좋다는 태도도 문제다. 식중독의 주원인 균인 포도상구균 자
체는 죽을지 모르나 이것이 만들어내는 장내독소는 끓는 물 속에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래 되거나 조금 의심스러운 음식물은 아깝더라도 버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 설사예방을 위해 어린이들에게 자주 손을 씻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설사를 일으키는 균의 주요한 전염경로가 바로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설사하면 무엇보다 수분공급에 신경을 써 탈수를 막아야한다.
섣부르게 약을 먹여 인위적으로 설사를 멈추게 하는 것은 오히려 몸밖으로 배출돼야 할 해로운 것들이 그대로 남아있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유를 먹는 아기의 경우 유당이 미리 분해된 설사용 분유를 시중에서 구입해 먹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설사하는 아기에게 약국에서 파는 설사용 전해질 용액을 숟가락으로 자주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설사하는 아기는 종이 기저귀보다 면 기저귀가 엉덩이에 피부염증을 막는 효과가 크므로 귀찮더라도 면 기저귀를 쓰도록 한다.
설사를 하니까 무조건 아무 것도 안주고 굶기는 것도 잘못된 의학상식이라는 것. 미 가정의학회지 최신호에선 오히려 당분이 함유된 부드러운 음식물을 조금씩 차주 물과 함께 먹이는 것이 훨씬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써도 설사가 며칠씩 계속되거나 아기가 처지고 경기 등을 일으키거나 혀가 마르는 등 탈수증상을 보이면 바로 병원에 가도록 한다.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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