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핵심-요직(하)-친인척·당료 출신이 주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김정일이 핵심요직에 기용한 친인척에는 자신의 직계친척과 다소 먼 인척들이 포함된다.
직계친척으로 중용 된 대표적인 예는 여동생 부부인 김경희(당 경공업 부장) 장성택(당 청소년 사업부장)이다. 흔히 「곁가지」로 불리는 이복동생 김평일(불가리아 대사)은 해외에 나가 있지만 다른 친인척들은 국내 요직에 포진하고 있다.
총리 강성산은 김일성의 이종사촌(강반석 언니의 아들)이고 부총리 김창주와 당 중앙위부장 김봉주는 김일성의 사촌형제들(삼촌 김형록의 아들)이다. 부총리·국가계획 위원장 김달현과 대외 경제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우는 김일성의 조카벌이다. 당비서 황장엽은 김일성 고모의 사위다.
평양시 당 책임비서 강현수, 정치국 후보위원 강희원, 당 역사 연구소장 강석숭, 당 통일전선부장 강주일 등은 김일성의 외척들(강반석의 인척)이다.
김중린은 김정일의 삼촌 김영주와 사돈간이다. 즉 김중린의 친동생 김덕현 소장(71년9월 남북적십자 예비회담 북측대표, 현 군총 정치국 부국장)이 김영주와 동서간이다.
정치국 후보위원·비서 김용순은 김정일 어머니 쪽 친척이다. 농근맹 위원장을 지낸 김일 훈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친인척은 아니지만 그렇게 취급되는 그룹도 있다.
김일성 밑에서 빨찌산 활동을 하다 죽었다는 오중치의 아들 오극렬(당 부장), 김혁의 아들 김환(부총리), 6·25때 전사한 군 총 참모장 강건의 아들 강창주(군단장), 1930년대 북만주에서 김일성의 생명을 구했다는 화전민의 아들 연형묵(자강도당 책임비서), 항일 빨찌산 출신 전창철(직총 위원장·조국전선의장 역임, 82년 사망)의 사촌 전하철(당 부장)과 6촌 동생 전금철(조평통 부위원장) 등이 그들이다.
한편 북한의 영도핵심·지도핵심은 대개 순수 당료적인 성격을 갖는다. 거의 대부분이 김일성 종합대학·김일성 고급 당학교·해외유학 등 학교 교육을 마친 뒤 당 간부로부터 출발한 경우라는 뜻이다.
전 북한 고위관리에 따르면 정무원 등 정권기관을 비롯해 각 기관의 간부들이 처음엔 중앙당·도당 지도원으로 간부생활의 첫발을 내디딘다. 특히 중앙당 조직지도부를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3년을 넘기지 않고 타부서로 이동하는게 관례라고 한다. 그래서 조직지도부는 「간부 양성부」로 불리기도 한다. 당 정치국원들을 예로 들면 김영남은 국제부 지도원으로, 계응태는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간부생활을 시작했고 강성산·전병호·한성룡·서윤석 등도 모두 지도원 생활을 거쳤다. 최태복을 비롯한 정치국 후보위원도 예외가 아니다.
당 지도원으로 간부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아니면 노동자(기본계급)성분의 사람들이다.
영도 핵심에는 드물지만 지도 핵심과 정무원 계통에선 흔하다.
예컨대 정무원 부총리 김복신은 신의주 피복공장의 재봉 공 출신이다. 정무원의 광업부장 김필환은 함남 광산에서 채광 공·작업반장·갱 장을 거쳤고 석탄공업부장 김리룡은 채탄 공 출신이다. 이들은 50년대 말에 개시된 천리마 작업반운동 당시 작업반장으로, 운동선구자로 이름을 떨친 장본인들이다.
현재 북한 고위 간부들의 면면을 보면 원로를 제의하고는 정규 고등교육 과정을 밟은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해당부문의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전 북한고위 관리에 따르면 김정일이 권력전면에 등장한 뒤 새로 충원되는 간부에겐「대학 교육 이수」를 전제조건으로 삼았다고 한다.
중앙 급 간부들은 김일성 종합대학이나 김일성 고급 당 학교·인민경제대학·김책공대 등을 졸업해야 했고, 도당 급 간부들은 도 공산대학·도 사범대학 졸업이 중요한 기준으로 됐다. 이 기준은 당 간부 사업지도서에 명문화되어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즉 간부사업 지도서에서 간부 선발기준을 강화해 최소한 대학 졸업정도의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한편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기존 간부들에게는 재교육의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중앙당 지도원 이상에 근무하지만 정규교육을 못 받은 사람들은 모두 김일성 고급 당 학교나 해당대학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농업부·경 공업부 간부라면 농업대학·경공업대학 통신 반에 입학시켜 학과를 이수토록 했다고 한다.
해당부문의 숙련기능공 출신의 간부들에겐 김책공대 특설 반을 이수토록 의무화했다. 기 사장·직장 장 출신들은 인민 경제대학 기본 반에서 3년 정규교육을 받게 한 뒤 공장·기업 소의 지배인으로 임명했다.
당비서 가운데 대학 미 졸업자는 윤기복·김중린 정도였는데 이들도 70년대 중반에 김일성 종합대학 통신대학 과정을 이수했다고 한다. 74년 무렵 당시 인민무력부 부 부장이던 김익현도 정규교육을 못 받은 인물이었는데 김정일의 특별지시로 김일성 고급 군사대학에 가 공부했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