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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전망 밝다-미 카네기재단 『한국의 새로운 도전…』번역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미국 카네기재단이 지난 3월 발간한 논문집 『KO-REA S NEW CHALLENGES AND KIM YOUNG S-AN1』이『한국의 새로운 도전과 김영삼』이란 제목으로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오름』에서 펴내고 정재문 국회 외무통일 위원장이 번역한 이 책은 새 정부가 직면하게 될 정치·경제·외교·통일·안보 등의 문제와 이의 해결방향 및 전망에 관한 10편의 논문을 싣고있다.
미국의 대표적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한 이 논문집은 분석의 전문성 뿐 아니라 한국문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국무부 아-태 담당차관보를 지냈고 현재 조지 워싱턴대학 극동문제 연구소장인 개스턴 시거는 『민주주의가 지속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계심과 노력,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오랜 기간 민주정부가 지속돼왔던 나라에서조차 권위주의 체제로 퇴행하는 일이 비교적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권위주의 체제로 퇴행하는 일에 국민들이 저항할 가능성이 크므로 문민대통령의 지도아래 한국의 정치적 전망은 밝다』고 평가했다.
카네기재단 국제문제 협회장인 로버트 마이어스 박사는 남북모임에 대해 『통일은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신뢰구축에 의해 여건을 조성한 뒤 아마 「연방제」형태로 달성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통일한국은 동북아지역의 세력균형을 뒤흔들지 않고 지역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통일한국은 일본의 팽창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과 동맹을 형성하는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하버드대학 교수를 지낸 칼모스코비츠는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에 대해 일본을 비난하면서도 일본으로부터 협력과 경제적 양보를 요구했던 한국의 오래된 대 일본 접근방법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이 협조요구가 아닌 요청을 해온다면, 그리고 과거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아닌 현실관계에 바탕을 둔 접근을 해온다면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일본인 전문가의 발언을 직접 인용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이 글은 「과거얘기는 그만하고 미래를 지향하자」는 식의 일본측 주장에 기울어진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뉴욕에 있는 뉴 스쿨대학의 앨리스 암스덴 교수는 『김영삼 대통령은 기존 산업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한국경제의 선진국 도약에 결정적 관건이 되는 미국의 대 한국 산업정책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진지하게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 극동문제 해설가 겸 논설위원인 데이비드 웅거는 『한국은 오랫동안 다자간 안보전략을 거부해온 태도를 과감히 버리고 러시아에서 호주에 이르는 다양한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집단 안보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고『동북아시아 안보회의는 역사적인 상호불신과 지역분쟁의 예방, 미국·러시아·일본·중국 사이에 벌어지는 해군력 경쟁 문제를 포함한 군비통제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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