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참상」보스니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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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은 동서냉전 종식 이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족주의 전쟁 중 가장 비참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약 15만 명, 난민이 전국민의 절반이 넘는 2백50만 명에 달한다.
보스니아 내전 당사자인 회교도·세르비아인·크로아티아 인들은 긴 역사 속에 얽힌 구원을 일거에 쏟아 내듯 다른 민족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집단학살·처형·고문·강간·추방 등 각종 추악한 범죄를 거리낌없이 저지르고 있다. 특히 보스니아 전국토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세르비아계는 점령지를 확고히 장악하기 위해 이른바 「민족청소」를 자행하면서 반인간적 범죄를 주도,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는 유엔과 유럽공동체(EC)를 중심으로 유엔보호군(UNPROFOR )파견, 신 유고연방에 대한 경제제재, 밴스-오웬안을 마련한 제네바 평화회담 등 보스니아 내전 해결을 위해 온갖 노력을 펴 왔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럽 각국이나 미국 등 강대국들이 냉전이후 유럽안보에 최대위협이 되고 있는 보스니아 내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전면 무력개입 등 적극적으로 개업할 경우「제2의 베트남 전」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글=강영진 기자·사진="SIPA" press 중앙포토="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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