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홍콩?" 한반도에 아열대 징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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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년간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200밀리미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기온도 0.7도(℃) 가량 상승했다.

이는 머니투데이가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 서울, 백령도 등 전국 60개 기상관측소에서 측정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결과,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연 평균 강수량은 1500.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7~1986년 10년간(1292.9㎜), 1987~1996년 10년간(1272.3㎜)보다 무려 207.8~228.4㎜이 많아진 수치다.

특정 연도를 비교했을 때 강수량 차이는 더 벌어진다. 최근 30년간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해는 2003년(1907.7㎜)으로 가장 강수량이 적었던 1988년(895.3㎜)보다 1012.4㎜나 더 많은 비와 눈이 내렸다.

최근 30년간 기온은 0.7도 높아졌다. 1977~1986년 사이 12.1도였던 연 평균 기온은 1987년부터 10년간 0.4도, 다음 10년간 0.3도 높아졌다. 1997~2006년 10년간 연 평균 기온은 12.8도였다.

특히 겨울이 눈에 띄게 따뜻해졌다. 12월에서 이듬해 2월의 평균 기온은 1977~1986년 10년간 영하 0.2도였던 반면 1997~2006년엔 영상 1.2도를 기록했다. 1.4도 높아진 것이다. 봄, 여름, 가을은 각각 0.1~0.6도 상승했다.

기상청 기상산업생활본부의 신임철 연구관은 "지구 온도가 올라가 수분 증발량이 많아지면서 최근 들어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관은 "우리나라가 기상을 측정하기 시작한 1908년부터 자료를 보면 대략 1.5도 온도가 상승한 것을 수 있는데 이는 지구 전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동시에 한반도 주변이 급격히 산업화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들어 강수량과 기온 수치의 연도별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데 대해 그는 "조만간 큰 기후대의 변화가 있을 조짐으로 우리나라 역시 아열대 기후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30년간 0.7도 상승했다는 것은 지난 2만년 전 빙하기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온도변화가 3도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0배 이상의 속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기온변화 추세가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측정한 전 지구 차원의 기후변화(과거 100년간 0.6도)보다도 3배 이상 빠른 속도"라면서 "지구가 한국과 같은 속도로 따뜻해지게 되면 생태계가 도저히 버텨낼 수 없다"고 우려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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