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 “흔들”… 과반확보 미지수/일 정계개편… 각당의 총선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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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탈당파­야당 연립정권 물밑교섭/사회당은 「하타파 총리추대」 모색/기존 일신당 의외의 태풍될수도
내달 18일 일본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민당에서 대량 탈당사태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가 하면 사회당도 흔들리고 있다. 거대 자민당에 이념으로 맞서던 사회당과 군소야당이라는 일본 정치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계개편의 핵은 야당의 내각 불신임안에 동조,파란을 몰고온 자민당 하타(우전)파다. 하타파는 22일 자민당을 탈당,23일 신당결정을 발표키로 했다. 하타파는 사회·공명·민사·사민련·일본신당 등 야당들과 자민당 탈당자들에게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타파는 금권정치과 부패로 얼룩진 자민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거센 것을 감안,선거제도 개혁을 줄거리로 한 정치개혁을 이슈로 야당과 공조체제를 이뤄 연립정권을 수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타파는 사회당 우파·자민당 개혁파 등을 합칠 경우 1백70∼1백80명을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할 경우 실제 조정하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전 간사장이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재의 오른팔이었다는 점이 부각돼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는 하타파에 큰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자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젊은 의원들이 자민당에 반기를 든데 대해 과거 지지자들이 어느정도 밀어줄 것이냐는 것도 과제다.
한편 사회당은 내각불신임·해산정국으로 파생된 자민당 분열로 연립정권 수립도 가능하다고 보고 하타파를 비롯,다른 야당과의 협조체제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당은 총선결과 자민당이 과반수에 크게 미달될 경우 공산당을 제외한 야당과 연합정권을 구성하되 총리는 하타파에 넘겨줄 수도 있다고 운을 떼고 있다.
사회당의 지지기반인 일본 노동조합연합회 야마기시 아키라(산안장) 회장도 선거에서 하타파 및 자민당 탈당그룹을 지원할 것이며,총선후에는 제휴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당은 인물난,하타파와의 제휴에 대한 사회당 좌파의 반발,자민당 못지않은 인기하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다.
한편 의회해산후 바로 자민당을 뛰쳐나온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 전 자민당 정책개혁추진본부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의원 10명은 선거후 호소가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참의원의원이 이끄는 일본신당과 새로운 당을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참신성을 바탕으로 인기가 높은 일본신당을 이번 선거에 60∼70여명의 후보자를 옹립,정계개편을 시도할 생각이다. 일본신당은 에다 사쓰키(강전오월)의 사민연과 협조도 모색하고 있으며 총선후 신당도 추진하고 있다. 공명당은 오자와 전 자민당 간사장과 친밀한 관계이므로 이번 선거에서 하타파와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총선후 신당결성도 생각하고 있다.
한편 자민당은 하타파와 다케무라그룹의 탈당,선거제도 개혁실패에 대한 유권자들의 책임추궁,부패구조 등으로 크게 고전,과반수 확보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선거는 역시 조직과 자금이므로 기존 조직을 가동,탈당파를 집중견제하는 한편 정국안정을 국민들에게 호소한다는 선거전략을 내세워 초반고전을 만회할 생각이다. 지금 개혁열풍이 불지만 사회당의 자위대 위헌론,원자력발전소 부정 등 이념문제를 초점으로 내세워 야당의 공조체제를 흔들 계획이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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