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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냄새 풀풀나는 「추억의 명물들」(지구촌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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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빨간 공중전화 부스/문 안달린 2층버스/해외수출 짭짤한 재미/30년 고물… 일·가등서 사가/광고물·책장등 활용… 심지어 관으로도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와 2층버스,롤스로이스사에서 만든 까만색 택시,미니카 등 영국을 특징짓는 이 건물들은 아무리 오래돼도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지 않는다.
「영국의 전통을 애호하는」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59년 처음 선보였던 미니카는 영국 자동차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은 90년 모두 51만대의 각종 차량을 수출했으며 이중 승용차만 41만여대다.
50년대 처음 등장한 택시도 마찬가지다.
○68년에 생산중단
현재 런던의 1만7천5백여대를 포함,영국 전체에 모두 2만7천여대가 운행중인 이 택시는 10년으로 돼 있는 사용연한이 지나면 대당 1천5백파운드(1백80만원)에 외국으로 수출된다.
출입문이 달리지 않아 승객들이 차가 달리는 동안에도 뛰어 오르내리는 모습이 이상적인 2층버스는 54년 처음 생산되기 시작해 68년에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나 이 버스는 영국인들에게 너무 사랑받아 아직도 상당수가 운행되고 있다. 런던시는 최근 1백만파운드(12억원)를 들여 최소한 25년이 넘은 이 버스 5백대를 수리해 계속 사용키로 한바 있다.
30년 가까운 동안 1백20만㎞ 이상을 운행한 낡디낡은 버스는 대당 8천파운드(9백60만원)에 수출된다. 지금까지 스리랑카가 41대,일본이 38대,캐나다가 24대,벨기에가 15대,프랑스가 10대를 각각 사갔다.
팔려간 버스들은 다시 대중교통수단으로 운행되거나 영어학원·디스코테크·맥주를 선전하는 광고물로 쓰이며 심지어 정치인들이 선거전에 이용하기도 한다.
「영국상품」들중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뭐니뭐니해도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다. 1938년 처음 거리에 등장해 68년까지 계속 생산된 이 부스는 지난 5년동안 4만7천개가 유리로 만든 부스로 교체됐다. 유리부스가 냄새나지 않고 조명이 잘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민들 “철거말라”
현재 영국에 남아있는 빨간색 부스는 약 2만개. 이들중 2천여개는 보존대상으로 돼 있는 옛 건물에 설치돼 있어 철거가 금지돼 있다. 나머지 중에서도 유서깊은 지역에 설치돼 주민들이 철거하길 원치않고 보존상태만 좋다면 계속 자리를 지킬수 있을 전망이다.
철거된 4만7천개의 부스는 아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냄새나고 지저분하며 유리도 깨진 고물부스의 가격이 개당 3백파운드(36만원)에서 5백파운드(60만원)에 달한다.
또 깨끗하게 수리된 것은 최소한 6백파운드(72만원)이고 독일의 한 디스코테크에서 실내 장식용으로 금도금을 해달라고 주문한 것은 1만4천파운드(1천6백80만원)나 받았다.
○“마돈나가 샀다” 소문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은 이 부스는 샤워실·어항·온실·책장·칵테일캐비닛·야외 화장실 등에서부터 심지어 관으로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마돈나가 고물부스를 하나 샀다는 소식도 있다.<이코노미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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