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아이가 가난해질 확률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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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팔자가 좋다'는 사람들 중에는 부모 복을 타고 나는 사람들이 많다. 음주운전으로 감옥신세가 된 지 불과 수일 만에 고가의 최신 유행옷을 입고 여유롭게 출소한 힐튼가의 억대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 대표적이다.

넉넉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훌륭한 인맥, 풍부한 교육 기회 등을 물려주는 부모 덕에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이들을 볼 때면 부모의 능력이 곧 자녀의 능력일 수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다면 부유한 아이들이 평생 부자로 살 수 있을까? 경제적인 풍요가 진정 이들의 삶에 이득이 되는 걸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적 여유로움이 보장하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부유한 아이들은 치열한 경쟁에 맞설 필요가 맞는 '특권의 거품'에서 성장한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의 말대로 소위 '행운의 정자클럽'(Lucky Sperm Club)에 속한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풍요로움 덕에 현명한 투자자가 되거나 승진 경쟁에서의 짜릿한 승리를 경험할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부자일수록 자녀에게 올바른 경제 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한다. 또 막대한 자산을 무책임한 자녀에게 그대로 맡기는 부자들은 없다며 반박할 수도 있다.

물론 일부 부자들은 자녀에게 자산관리를 가르치기 위해 특별 캠프에 보내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부유한 부모는 자녀들이 방만한 소비생활을 하도록 내버려둘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부분은 가문을 유지하거나 자녀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막대한 자산으로 재단을 설립하곤 한다.

WSJ는 "돈은 언젠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실제로 미국의 많은 부유층 자녀들이 생활 전선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왕족적(dynastic)이기보다 동적(dynamic)인 건 바로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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