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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 정리" 호재 작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제일제당에 최고 관심>
삼성 그룹의 계열사 정리계획이 활 황 증시에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하면서 전체주가를 크게 밀어 올린 가운데 향후주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 계열 주식들은 9일 상장 13개 사 25개 종목 가운데 8개 사 14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10일에도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합병조건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매각 시 발생하는 특별이익과 합병 시 예상되는 자산재평가·증자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새로운 재료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강세장의 특징이 겹쳐 매수세를 부추기며 주가 오름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일기업으로 국내 27위 그룹규모와 맞먹는 1조 2천억 원의 매출실적을 올리며 탄탄한 알짜배기 기업으로 알려진 제일제당은 삼성 엔지니어링(30.0%)·삼성생명(11.5%)등 시가 1천억 원 규모의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그룹과의 상호지분관계를 청산하면서 이를 팔 때 특별이익이 기대되는 데다 분리 이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특별이익도 발생할 듯>
앞서 독립한 신세계·한솔제지의 경우 이들 회사가 그룹 안에서 누리던 여러 가지 이점을 상실한 반면 여신규제 등 각종 대기업규제를 벗어나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고 신생 그룹으로서의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던 예가 참고가 되고 있다. 한편 제일제당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안국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 등도 주식매각에 따른 특별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을 합병할 경우 주가수익률이 높은 제일모직주식에 대한 합병비율결정과 무상증자 가능성 등 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합병 시 주식교환비율은 통상 합병결의일 1개월 전 평균종가 또는 주당 순 자산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삼성물산의 평균종가(2만 5백 23원)는 제일모직(1만 8천 1백 57원)에 비해 다소 높으나 주당 순 자산 가치는 제일모직(3만 1천 4백 26원)이 삼성물산(1만 6천 8백 65원)에 비해 1.86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양증권은 과거 럭키와 럭키소재간의 합병 때도 자산가치가 13.2% 높았던 럭키소재가 합병 전 14%의 무상증자를 실시했던 것처럼 합병이전에 제일모직이 무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밖에 다른 계열사의 경우는 기업규모가 작아 합병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시계의 경우 시계업종의 판도변화와 관련, 향후 동향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리대상기업의 동 업종 관련기업들은 아직 별다른 주가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제일제당의 라이벌인 미원과 삼성이 진출을 선언한 자동차관련 업종 주는 9일 소폭 하락한 뒤 10일에는 되 올랐는데 향후 삼성의 정리절차가 진행되는 추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주가도 영향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타 그룹도 뒤따를 전망>
지난 8일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 대기업 그룹 내 유사업종 계열사를 통합하고 자생력 있는 기업을 분리·독립시키는 등 업종전문화를 민간자율로 추진키로 결의한 후 삼성이 가장 먼저 계열사정리를 전격 발표하자 이를 신호탄으로 앞으로 타 그룹에서도 이와 유사한 계열사 정리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시는 이에 따라 재계의 새로운「헤쳐 모여」바람 속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지며 합병·증자 및 전문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 등은 큰 호재가 묄 전망이다.
그러나 대주주 지분매각·기업공개 등은 주가하락 요인도 되는 등 업종전문화·계열사정리가 증시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어 향후 재계의 추이에 증권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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