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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호기 잡기」경쟁 증권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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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해 3년만에 처음으로 32개 증권사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올 들어 대량거래 속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증시가 활황 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증권회사들 사이에 이 같은 호기를 잡기 위한「기회 선 점」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 경영기법도입·조직개편·고객만족운동·신종 서비스개발 등 각종 경영혁신전략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인사적체를 해소, 군살을 줄이기 위한 조직개편.
럭키증권이 최근 기존의 29개 부·실을 없애고 52개 팀으로 전면 개편한 것을 비롯, 동양·산업·삼성증권 등도 잇따라 조직개편에 나서 피라미드조직을 횡적 조직으로 바꿔 직위가 아닌 직책중심의 수평구조를 통한 의사결정의 신속화를 꾀하고 있다.
달라진 경영환경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부서를 만드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대우는 지난달 디자이너·마케팅 전문가 및 영업부 직원들로 구성된「점포이전 전담팀」과「점포 환경개선 팀」을 각간 구성, 증시의 최전선이나 다름없는 지점들의 영업환경에 대한 재검토에 나섰다. 우선 점포 내 환경개선작업을 일제히 벌이고 수익성이 낮은 곳은「고객이 있는 곳으로 과감히 점포를 옮긴다」는 전략이다
동서는 영업수익의 5%를 임직원의 연수에 투자키로 하고 이를 위해 사내에「인재개발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종합금융 세일즈맨 양성과정」을 운영, 투신·선물 등 신규업무의 진출에 대비하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신은 올해「고객을 찾는 영업」이란 모토아래 외근사원 전원에게 융자지원으로 노트북PC를 지급한「거북이군단」을 창설했다. 럭키는「고객 서비스 팀」을 신설「휴면계좌 찾아 주기 운동」을 벌이며 4월 이후 지금까지 3천여 명을 찾아 줘 신규투자로 유도하는 잠재수요 창출전략을 펼치고 있다.
약정 고보다 수익률을 중시하는 경영방식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은 올 하반기부터 고객들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을 안겨 줬는지 여부를 점검, 이를 직원들의 인사에 60% 반영하기로 했고 럭키는「우수조언 상」을 신설, 관리 계좌 외 평균수익률이 높은 영업직원들에게 최고 1백 50만원의 상금을 주고 있으며 대우도「으뜸포상제도」를 도입했다.
한편 대기업 계열사와 비 계열사간, 은행권 증권사와 비 은행권 증권사간의 채권·인수분야에서의 불꽃튀는 치열한 경쟁 또한 향후 업계판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동방 페레그린 증권이 합작기업으로 영업을 개시하고 베어링·다이와 등 8개 외국증권사가 국내에 지점을 설치,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이들 합작 외국증권사들이 모의투자게임·신종 펀드 운용 등「즐기는 주식투자」로 눈길을 끌자 제휴카드발급, 투자설명회 개최, 매장 내 여성전용실과 골프 연습장 등의 설치로 고객유치에 나서는 등 국내증권사들의 반격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대우·럭키·대신·동서·한신 등 대 형사들은 특히 현행 증권전산이 관리하는 고객계좌원장을 이관 받아 독자적인 관리와 부가서비스개발을 할 수 있는 자체전산망 개발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증권은 총 32억 원을 투자, 9월에 과천으로 전산센터를 모두 옮기고 현 전산 시스템 보다 5배 이상 속도가 빠른 워크스테이션을 도입, 1개의 통장으로 채권 및 주식매매가 모두 가능한 종합통장제의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동서증권은 안방에서 PC를 통해 주식주문을 할 수 있는 원격 주문 시스템「텔리 포커스」와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24시간 정보서비스체제인「동서 비디오텍스」를, 대신과 한신은 최근 장세 예측과 종목선정이 가능한「인공지능 투자조언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 손님을 끄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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