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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구매 문화로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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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교통혼잡 등으로 여유 있는 쇼핑이 쉽지 않은 바쁜 사람들을 집중 겨냥한 통신판매가 꾸준한 성장과 함께 최근 새로운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생활잡화의 저가품 위주(수만∼수십만 원)에서 1백만∼2백만 원대의 첨단 전자제품 등 고가상품 뿐 아니라 해외여행 등 서비스를 취급하면서「홈쇼핑」으로 생활 속에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전화·팩시밀리·퍼스널 컴퓨터 등을 통한 주문에서 배달까지 걸리는 기간은 통상 4∼7일이며 결제는 신용카드 등으로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70년대 중반 백화점에서 시작된 통신판매는 신용카드회사·체신부·농협 외에도 웅진 통신판매·텔마트 홈쇼핑·진 통신판매 등 연간 매출액 5억∼50억 원에 이르는 크고 작은 통신판매 전문회사가 40여 곳 생겨 성업중이다. 판매대상도 회전옷장, 이-미용 품, 각종 헬스 용품에서부터 의류 및 침구 류, 꽃, 비디오, TV 등·전자제품, 유아용 교재. 고추장과 굴비 등 지방특산물 등 매우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지난 76년 통신판매를 도입한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매장의 제품을 전화 등으로 주문 받아 배달해 주는 외에 이른바 아이디어 상품을 파는 순수 통신판매 품목이 3백여 가지에 달하며 매출액도 지난해 30억 원에서 올해 40억 원으로 늘려 잡고 있다.
신세계 외에도 서울·부산·대구 등 주요 도시의 웬만한 백화점은 모두 통신판매에 나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특산물 판매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온 체신부의 경우 지난해 약1백억 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24%정도의 신장 세를 기록했으며, 위너스·BC·국민카드 등 신용카드업계의 매출도 올 들어 급격히 늘어 각기 20-50%까지 매출 목표를 늘려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통신판매의 국내 시장규모는 약1천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90년 말 약4백억 원의 2.5배정도.
문제는 소비자들이 번거로움을 피하면서도 보다 더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싼값에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나 실상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김인호)의 소비자상담코너(709-3600)에는 올 들어 5월말까지 모두 4백 35명이 통신판매에 대한 불만을 호소해 왔다.
대부분의 소비자 불만은 잡지광고 등에서 본 것과는 달리 제품이 조잡해 무르고 싶다는 것이며 이밖에 원산지 표시가 BC카드 등 일부회사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거의 돼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통신판매도 물품인도 후 7일 안에 청약 자체를 철회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적극대응을 권했다.
국내의 경우 소매 전체 매출액에서 통신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0.1% 안팎으로 일본·미국에 비해서는 10분의 1이하다. 따라서 소비자의 편의추구와 함께 큰 성장 잠재력을 안고 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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