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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택민 당총서기/군부장악 완료 등 후계 급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상장 6명 승진인사… 「양가군」 몰아내/이붕 공백타고 주용기도 권한 강화
「포스트 등소평」 시대를 이끌어갈 중국 권부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는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겸 당총서기가 군부를 착실히 장악,차기 후계자로서의 기반을 공고히하고 있다. 강 총서기는 지난 7일 육·해·공군에 걸쳐 6명의 상장을 승진 임명,군에 대한 실질적인 임명권을 행사했으며,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강 총서기가 덩사오핑(등소평)의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강 총서기는 88년 이후 처음있는 상장 진급인사에서 장완녠(장만년) 해방군 총참모장,위용보(우영파) 총정치부 주임,푸취안요(전전유) 총후근부장,주둔파(주돈법) 국방대학 교장,장롄중(장연충) 해군사령관,차오쑤앙밍(조쌍명) 공군사령관을 진급시켰다.
이번 인사는 군 통수권자로서의 의례적인 행사일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양상쿤(양상혼),양바이빙(양배빙) 등 이른바 중국군부내 「양가군」 인맥을 축출한후 그 공백을 강 총서기 인맥으로 대체하는 작업이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실 강 총서기가 지난 3월 제8기 전국 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중앙 군사위 주석직까지 겸임,명목상으로는 당·정·군에 대한 총괄지휘권을 무여받았다고 하지만,혁명 제1세대들과는 달리 군경력이 전무,군에 대한 실질적 장악여부에 의문이 제기돼왔다.
때문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모택동)의 권력관리방식이 보여주듯 당과 군을 동시에 장악해야 하는 중국의 권력풍토에서 군경력이 없는 강 총서기는 등소평이라는 버팀목이 빠져나가면 강의 권력기반은 모래성에 불과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강 총서기의 군부인사는 군에 대한 장악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등의 사후권력의 축이 등소평으로부터 강 총서기에게로 이동하는 것임을 시사하는 주요한 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강 총서기의 부상이 정치적 라이벌인 보수파 리펑(이붕)총리의 장기간에 걸친 공석중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상해를 기반으로 하는 강 총서기가 등의 발탁으로 북경에 진출한뒤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보수세력을 배경으로 하는 리펑(이붕) 총리였기 때문이다.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마다 TV 카메라의 초점을 누가 더 받는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였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이 총리의 정치공백은 강 총서기의 권력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동시에 이 총리의 정치적 입지 약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총리가 언제 정치에 복귀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의 건강이 국무원 총리라는 격무를 감당해낼 만큼 양호한 상태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그의 공석중 경제·정치·사회 등 각 분야를 주룽지(주용기) 상무부총리가 실질적으로 장악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이 총리의 권한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만약 이붕총리가 5년의 총리임기를 무사히 채울 수 없는 경우 강 총서기와 함께 양대 상해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개혁파 기수 주 부총리가 급부상할 것은 분명하다. 이는 곧 강 총서기의 권력기반 강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북경=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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