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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자질 평가 <상> 닮고 싶은 지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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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선 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또 다른 방법은 그 후보가 누구를 닮고 싶어 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역할 모델(role-model)론'에 의한 접근법이다.

"국내외 역대 대통령이나 지도자 중에서 역할 모델로 삼고 싶거나 업적을 닮고 싶은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저마다 답변이 달랐다. 특히 답변 속에 자신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도 담겨 있었다.

이명박 후보는 셰이크 무하마드 아랍에미리트 총리라고 답했다. 무하마드는 두바이를 '기적의 도시'로 탈바꿈시킨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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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 후보가 두바이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두 사람은 "청계천을 복원하겠다고 하니 모두 어리석다(stupid)고 하더라"(이 후보), "나도 당신처럼 미친(crazy) 사람 취급을 받았다"(무하마드)며 동질감을 확인했다. 이 시장은 "한국에도 비전을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후보는 여성인 영국 대처 전 총리를 꼽았다. 올 1월 출마 의사를 밝히며 "한나라당을 살려냈던 심정과 각오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해 내는 '한국의 대처'가 되겠다"고 말했다. 당 대표를 맡아 각종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에다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여성 지도자임을 내세우는 박 후보는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한 것처럼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중병을 고쳐 놓겠다"고 장담한다.

손학규 후보는 백범 김구 선생이라고 말했다. 3월 백범기념관에서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며 "당파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나라만을 생각한 백범의 정신을 따르려 한다"고 선언했다. 2005년 경기지사 시절 백범 묘소를 참배한 뒤 그는 "김구 선생이 존경을 받는 건 사심 없이 조국의 독립만을 생각하고 남북의 자주적 통일을 염원한 숭고한 뜻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통합형 리더로서의 세종대왕"이라고 답했다. 통일부 장관 시절 경복궁에서 매주 열린 '세종실록학교'에 등록해 맨 앞자리에서 강의를 들었다. 당시 그는 "세종은 실용적 관점에서 의견을 수렴해 조정하는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가졌지만 일단 결론을 내리면 불같이 추진하는 리더십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해찬 후보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들었다. 한국 대통령을 역할 모델로 꼽은 주자는 그가 유일하다. 자신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모두 계승할 적임자라고 강조하는 그는 "심층 조사를 해 보니 나에 대해선 '친노'보다 '친DJ'라는 말이 많더라"며 DJ와의 인연을 부각하고 있다. 여성인 한명숙 후보는 아일랜드 첫 여성 대통령으로 경제 강국을 주창한 메리 로빈슨을, 김혁규 의원은 "실용주의로 중국의 변화와 경제 부흥을 이끌었다"며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을 꼽았다. 조순형 민주당 후보는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을 닮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 세종대왕(천정배),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홍준표), 링컨.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원희룡),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권영길), 백범 김구(노회찬),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심상정) 등이 꼽혔다.

<대선 후보 자질평가팀>

◆대선후보 평가 교수단=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하석 서울대 화학과 교수, 김학수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학장,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신유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정은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 이기수 고려대 법대 교수, 정하용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이상 가나다 순)

◆중앙일보 취재팀=정치부문 박승희.김성탁 기자, 이신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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