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정보] ‘런치 2.0’ 붐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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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은 밥 먹는 시간에 불과하다? 천만의 말씀. 아이디어 공유 등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런치 타임’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개한 ‘런치 2.0’의 열기-.

월간중앙비즈니스맨들은 바쁘다. 그 바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본다. 하지만 자투리로 보이는 알짜 시간은 놓치기 십상. 점심시간이 바로 그런 시간이다. 지난 6월17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불고 있는 점심시간 활용법을 정리했다.

+. ‘런치 2.0’이란? 뜻풀이는 단순하다. 점심을 뜻하는 ‘런치’에 신종 정보통신기술(IT) 붐이라고 할 수 있는 ‘웹 2.0’을 조화시킨 신조어다. IT 업체 사람들은 매우 바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들에게 자투리 시간은 한정돼 있게 마련. 그런 시간 중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런치타임)이다. 이 때를 이용해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동종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한다. 식사를 함께하면서 기업·기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행사를 한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업계 사람들이 이런 행사에 이름 붙인 것이 ‘런치 2.0’인 셈이다.

+. 런치 2.0 붐의 진앙지는 야후 & 구글 런치 2.0 탄생의 주역은 야후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켈로그 등 4명의 IT 맨들. 이들이 야후와 구글을 비롯한 주변 업체들의 구내식당 탐방에 나서면서 런치 2.0은 시작됐다. 야후와 구글은 실리콘밸리에서도 최고의 직원식당을 갖춘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짜 점심을 얻어먹기 위해 잠입한 이들의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런치 2.0 붐이 일어났다. 런치 2.0이 인기를 끌자 일부 회사는 동종업계 종사자를 공개적으로 점심에 초대해 ‘회사 홍보’의 기회로 삼았다. 창시자 중 한 사람인 켈로그는 “런치 2.0은 초대 회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홍보 기회가 되며, 그 동안 실리콘밸리에서 열렸던 IT 관련 대규모 회의와 달리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하는 활력의 장”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자발적으로 확대된 새로운 형태의 포럼”이라고 강조했다.

+. 美 전역으로 확산 중 몇 푼 안 들인 무료 점심이 자사와 자사 제품에 대한 홍보 수단이 되고, 유능한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눈치챈 기업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실리콘밸리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위치한 인터넷 인맥 구축업체인 ‘닝’사가 대표적 사례.

닝은 1주일에 무려 100명이 넘는 사람을 공짜 점심에 초대한다. 이 회사의 CEO인 지나 비안치니는 직접 모임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토론하는 등 런치 2.0의 열정적 예찬론자 중 한 명이다. 비안치니는 “행사에 참석한 엔지니어 가운데 뛰어나다고 판단한 인재는 즉각 채용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런치 2.0 열기는 이제 실리콘밸리를 넘어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는 물론 시애틀 등 IT 기업이 집중해 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기 급상승 중이라고 한다.

김상진_월간중앙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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