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계속되는 ‘黃의 수난’ 어디까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호 04면

업계의 시선이 일제히 황창규(사진) 반도체총괄 사장에 쏠리고 있다. 특히나 이번에 사고가 난 기흥공장의 K2지역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주로 생산하는 곳이다. 낸드플래시는 황 사장을 상징하는 상품이다. 극심한 실적 악화로 고심하고 있는 황 사장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사고가 나자 황 사장은 윤종용 부회장과 즉각 현지에 내려가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001년 초의 일이다. 일본의 도시바가 삼성에 플래시 메모리 사업 합작을 제안해왔다. 당시 도시바의 시장점유율은 45%, 삼성과는 거의 두 배 차이가 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을 불러 “독자적으로 개발해 도시바를 이길 수 있느냐”고 묻는다. 이 자리에서 황 사장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보고했고, 99년 256메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32기가 제품을 발표하기까지 해마다 반도체 집적도를 2배로 늘리면서 ‘황의 법칙’을 현실화했다. 2006년 말 현재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5.4%, 매출액은 56억 달러를 넘었다. 그 뒤를 도시바(26.1%), 하이닉스반도체(17.7%), 르네사스(4.8%) 등이 잇는다.

올 상반기 메모리 가격이 추락하면서 삼성 반도체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그나마 실적을 받쳐준 것도 낸드플래시였다. D램에 앞서 가격 회복을 이끌었다.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이 열풍을 일으키며 이 제품에 들어가는 삼성의 낸드플래시 수요도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차였다. 정전 사고가 발생한 삼성전자 기흥공장 K2지역의 7·8·9·14 라인에서 생산되는 낸드플래시의 물량은 삼성전자 전체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