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 카르자이 정상회담 하는데 '은밀한 해법' 찾을지 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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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일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右)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중앙포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5~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부시 대통령은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을 만난다. 회담 의제는 '테러와의 전쟁'으로, 두 사람은 아프간 인질 사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 "한국인 인질 문제가 두 지도자의 관심사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회담에서 인질 사태의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우리의 최대 관심은 한국인 인질의 석방과 건강"이라며 "인질들이 안전하게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며, 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와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다는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다. 국무부는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버릴 수 없다"는 걸 여러 차례 강조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차관보는 2일 그런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아프간 정부도 그런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따라서 부시.카르자이 회담에서 인질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의 관측이다.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의 회담 결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탈레반은 즉각 인질을 석방해야 하며, 우리는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탈레반과 싸우는 아프간 정부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이는 인질을 담보로 한 탈레반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라는 뜻이므로 부시.카르자이 회담이 인질 사태 해결에 큰 보탬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미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두 정상의 비공식 대화 일정이 잡힌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두 사람이 은밀한 해법을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공식 대화에서)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적극 개입을 요구하는 한국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과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반미감정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감안,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탈레반과의 유연한 협상 태도를 주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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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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