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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빅리거 타자 또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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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 프로야구장에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서 풀시즌을 뛰었던 외야수 트로이 오리어리(35.미국)가 9일 삼성과 연봉 2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말 LG가 영입한 알 마틴(37.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 땅을 밟는 현역 메이저리거다.

마이너리그나 남미 출신이 주를 이뤘던 외국인 선수시장에서 두 흑인 선수는 과거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펠릭스 호세(전 롯데) 이후 최고 거물급이다.

오리어리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솔로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따끈따끈한 기량을 과시했던 선수다. 밀워키 브루어스(1993~94년)-보스턴 레드삭스(95~2001년) 등을 거쳤던 오리어리는 9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루 홈런, 결승 3점 홈런 등을 날리며 레드삭스를 챔피언십 시리즈로 이끄는 대활약을 보였다. 이들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요인은 일단 ▶메이저리그에선 전성기가 지났고▶한국에서의 돈벌이가 그럭저럭 괜찮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의 기량은 여전히 뛰어나 국내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기록 세우기의 재미를 선사할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왼손 외야수라는 닮은 꼴 외에도 두 선수는 비슷한 시기에 빅리그에서 뛰었다. 이 때문에 한국 무대에서 어떤 대결을 펼칠지가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정확성이나 센스에서는 오리어리가 앞서지만 장거리포와 스피드에서는 마틴이 낫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근소한 차로 오리어리가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오리어리와 한 팀에서 뛰었던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은 "팀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선수다. 투구 패턴을 간파하는 능력과 변화구 공략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해설위원은 "마틴이 왼손투수에 약해 지난해 좌투수 상대기록이 6타수2안타밖에 안 된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위력적인 왼손투수가 별로 없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선수의 개인 대결 외에 최고의 좌타자 군단을 놓고 벌이는 삼성-LG의 자존심 대결도 볼 만해졌다.

삼성은 이승엽(일본 롯데 머린스)의 빈 자리를 박한이-오리어리-양준혁의 '파워존'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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