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유인 기지화 의미] 태양발전·신약개발 등에 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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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달은 물도, 공기도 없는 쓸모 없는 지구의 위성일 뿐이었다. 그래서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이후 30여년 이상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달에 영구 유인 기지가 세워지면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달은 지구의 에너지원으로, 각종 귀금속을 파낼 광산으로 단단히 역할을 할 수 있고 우주 개척의 전진 기지도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달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생산한 전기를 가져오면 지구에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미국 휴스턴대 우주 시스템 연구소의 데이비드 크리스웰 박사는 달 태양광 발전소를 5백억달러(약 60조원) 정도만 들이면 건설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기도 했다.

달에서 생산한 전기는 전파를 이용, 지구로 보내면 된다. 무선 전파로 송전하는 기술은 이미 입증돼 있다. 공기나 물.구름이 없는 달의 환경은 태양광 발전소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 기기 부식이나 고장도 훨씬 줄어들게 된다.

현재 지상 3백54㎞의 우주 정거장에서 하는 신약 개발이나 각종 신소재 개발 실험도 달로 옮겨서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주 정거장 자체를 옮기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박사는 "달은 각종 귀금속의 보고이기도 하지만 우주 개척의 전진기지로서도 효용이 높다"며 "소행성 충돌에 대비해 기지는 지하에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쏘거나 또 다른 행성을 탐사할 때 달에서 우주선을 조립, 발사하면 적은 연료로 훨씬 멀리까지 우주선을 보낼 수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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